소나기와 멧돼지 옥수수 밭을 운동장 만들다.
영월 집에서 방림으로 옥수수 따러 출발할 때는
흐리기만 했는데
20분 정도 운전했을까?
이건 비 온다가 아니고
하늘 지붕이 내려앉았다가 맞을 것이다.
와이퍼는 죽을힘을 다해 닦는데도,
내리는 비로, 앞이 안보였다.
그 와중에
영월 문곡 소낭구 식당
콩국수가 맛있다고
꼭 먹고 가자는
서방님의 뜻.
나는 차에 우산이 있었지만
비가 워낙 심하게 내리니
우산 펴면서도 비 흠뻑 맞음.
남편은 비료포대 두 개를 겹쳐서 머리에 쓰고 이동했다.
나 국민학교 다닐 때
우산이 참 귀했었다.
비료 포대가 우리들의 우산이었다.
낫으로 비료 포대 한쪽을 자르고 뒤집어쓰면
아랫도리는
다 젖었지만
상체는 비로부터 안전했던 추억이 생각났다.

비 무진장 쏟아부었고,
물이 금방 도로를 가득 채웠다.

비가 시작되자마자 금방 흙물이 나갈정도였으니
빗물의 양이
상상되리라.
그런데,
평창에 도착될 즈음
비는 전혀 안 오고
살짝 흐리기만,
옥수수 밭에 가니
누군가 옥수수를 작업해 간 흔적이 보였다.
남편과 나는 옥수수 있는 쪽에서 작업을 하고
옥수수 거의 따고
작업한자리를 쳐다보고는
화들짝 놀람.
멧돼지가
옥수수 밭 가운데를
뒹글뒹글 굴러가며
옥수수를 다 파 먹고 갔다는 ㆍㆍ
옥수수 밭이
아닌
운동장을 만들어 준
멧돼지를
한대 쎄개 줘 패고 싶었다.

나쁜 멧돼지 같으니라구.


멧돼지가 동네 한 복판까지 내려오다니~~





멧돼지가 스치고 간 뒤
옥수수 찾아다니는
옆지기ᆢ

멧돼지가 스치지 않은 쪽 옥수수 작업하여
엄마집에 내려드리고,
강릉으로 가져와
쪄 먹어보니
찰기가 쫀득쫀득 음~~~
눈 지그시 감고
옥수수 맛에 취하여
세 통을 후딱먹어버렸다.
빈통 놓을 곳이 마땅치 않아
물 컵에다 장식을 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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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에 놀라고 멧돼지 흔적으로 화들짝 놀란
강릉 이상순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