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아궁이 앞, 눈알이 먼저 움직이던 날
희망나눔 강릉 이상순
2025. 12. 30.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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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부엌에는 아궁이가 있었다. 아침이면
소 여물(소 밥)을 먼저 끓였다. 커다란 솥에서 김이 났다. 소 여물(소 밥)을 다 끓이고 나면, 아궁이 안에 참나무 숯이 남아 있었다.
빨갛게 살아 있는 숯,
엄마는 그 숯을 삽이나 부지깽이로 앞으로 끌어냈다. 움푹 들어간 냄비를 올리고, 그날은 김치와 어묵을 끓이는 날이었다.
김장김치를 송송 썰어 넣고, 물이 끓기 시작했고,
보글보글 소리가 났다.
아이들은 부엌 근처를 맴돌다가 말은 안 해도
눈은 냄비만 보고 있었다.

어묵을 넣는 순간,
아이들 눈알이 바빠졌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눈이 굴러갔다. 어묵이 몇 개인지 이미 계산이 끝났다. 다 익기도 전에
젓가락이 슬쩍 들어갔다.
엄마 눈치, 아버지 눈치 보며 하나씩 집어 먹었다.
“앗 뜨거워!”
입으로는 소리 내고 손은 더 빨라졌다. 그때는 배가 너무 고팠다. 하지만 웃음이 있었다. 아궁이 불빛, 참나무 숯 냄새, 어묵 냄새가 지금도 마음속에서 아지랑이처럼 피어난다.
치매예방 수업할 때, 이러한 옛날 말씀을 드리면, 어르신들 눈빛이 반짝이심을 느낀다.
그 순간은 추억 속으로 푹 빠지시나 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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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잡는 강릉 이상순 인지교육원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