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잡는 이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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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기 와 전기코드

희망나눔 강릉 이상순 2022. 9. 2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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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양치를 하는데
덜거덕 찌익 덜거덕 찌익
소리가 나기에 얼른 나와보니
혈관성 치매 어르신이 청소기를 마구 끌고 다니시길래
살펴보니
전기 코드는 꼽혔는데
스위치가 꺼져있는걸 그냥 청소기만 끌고 다니셨다
지난번에는 스위치 잘 꼽으셨는데 ㆍㆍ
오늘 날씨가 흐리니
증상이 안 좋아지시나 보다
주간보호 다녀오시며
집에 가신다고 동네 한 바퀴 배회하셨는데
지금 또 일하러 가신다고
차 올 때 되었다고(저녁인데)
청소기는 그대로 두고
바깥으로 나가시는 중

따라 나가 보니
앞 집 호박순을 잘라다가 옆집 드시라고 인심을 쓰셨다 워낙에 정이 많으신 분이라고 들었는데
치매가 왔어도 따스한 인정은 그대로다ㅎㅎㆍㆍ

또다시 배회를 하시려고 걸어가신다
어디를 가실지 모르니
나는 무조건 뒤 따라가는 중에
모기떼 습격으로
모기 밥이 되어
여기저기 툭 툭 불거진 곳이 가려워 벅벅 끍어댔다

지금은 집으로 들어오셨으나
독한 아디다스 모기(줄무늬 모기)가 집안으로 우르르
침범하여
오늘 밤은 모기와의 전쟁을 치러야 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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