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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잡는 이상순 인지교육원
강릉산불 강원도 산불 강릉대형산불 태풍급 강풍 강릉소방서 강릉화재 강릉난곡동 민가 덮친 강풍 본문
전날 저녁 강풍이 살아서 으르렁대는 소리에
밤 잠을 설치며,
아침을 맞이하고
빈 가게에 청소를 하느라
분주히 움직이는 중에,
고등학교 후배님들이 전화로
산불피해는 없냐고?
난 영문도 모르고
무슨 산불은?
이라고 답했다는 ㆍㆍㆍ
그러는 중에
한봄고등학교 행정실장님께서도 카톡을 주셔서,
피해 없냐고 ㆍㆍ답 드릴 틈도 없이,
전화가 쉴 사이없이
여기저기 안부전화가 빗발쳐서
카톡을 나중에 보니
이미 비상소집이 발표되어 있었다.
부지런히 운전하여 가는 중에
도로가에 한아름 크기의 나무덩어리가 불이 붙어
한창 타는 중이었다.
혹시나 차로 불이 옮겨질까 봐
도로 반대편에 주차를 하고,
불 끄러 갔는데, 나무 두 덩어리가 겹쳐서 타는 중이라
분리해서 꺼야 하는데,
장비가 없어
바람이 불며 불 방향이 한쪽으로 몰릴 때, 불 덩어리를 발로 걷어차서 분리하고,
다시 또 수 없이 걷어차서 타는 부분이 땅 쪽으로 엎어지게 하고는 맨손으로 흙을 푹 덮어가며 불을 끄고,
산 쪽을 쳐다보니
연기가 군데군데 솟아오르는 중이라
이번에는 앞에 보이는 경포철물 가게에 가니 문은 잠겼고,
빨래 건조대에 장갑을 건조하는 것을 훌떡 걷어 끼고,
바닥에 드러누운 갈고리를 들고 나왔다.
불 끄고 갈 때
드리고 가면 되겠지 싶은 마음에 ㆍㆍ
갈고리로 타는 불을 추수 시 도리깨 질 하듯 짓 짜들어 대고,
흙으로 묻어버리니
일단은 불길이 잡히는 듯
역시 장비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는 순간이었다.
민가에 불이 붙을까 봐
바닥에 불은 완전히 끄고,
조금 더 높은 산을 향해
올라가니
어느 정도 산불진화가 된 상태였는데,
바람이 불면
다시 발화되기를 반복ㆍㆍ
나는 발화지점을 보물찾기 하듯 계속 눈 똑바로 뜨고,
정신 단디 차리고ᆢ찾아내고
갈고리로 불을 사정없이 패대기쳐서 끄고, 흙속으로 묻었는데
강풍이 불면, 흙이 날아가니 덮으나마나가 돼 버렸다.
또한 흙속이 바싹 말라있어서
덮은 속에서도 슬슬 발화가 됨을 보았다.
다 꺼졌겠지? 하고
그 산을 나오려고 돌아다보면
어느새 강풍이 쌔앵쌔앵!!!!!
다시 잔불은 살아나고,
아마 그 산을 대 여섯 바퀴는 돈 것 같고, 나중에는 다리가 휘청거리며, 힘들어
지쳐가는 나를 발견했다.
혼자 산에 들어갔기에
산불이 나를 덮칠까
두려움도 밀려와
불안 속에 활동했다.
큰 나무는 불이 타다가 잔여 연기가 나고,
작은 나무는 완전 타 버린 후라
잔불이 있어서, 잔불 끄는 내내 후끈후끈했다.
인월사
고무가 타는 듯
냄새가 심했다.
잔불처리 갔는데
숯에서 불이 피어나고 있었다.
소나무 중간 송진에서 불이 살아나고 있었다.
연기가 치솟아 갈고리로 흙은 퍼붓고
인증숏 남김
경포철물 사장님이시다.
불 끄시느라
까매지셨다.
나랑 같이 불을 끄시고는
수고했다시며
비타 500 두 병을 챙겨주셨다.
잔불정리 마친 인증숏
잔불해결했으니
이 산을 나가서 다른 산을 가자는 마음에 휙 돌아보니
느낌이 쌔~~~
소나무 중간에서 송진이 타는 중ㆍㆍ
119로 신고를 했다.
옆에는 가옥이 있고
어르신 한분이 마당에 계셨다.
전국에 있는 소방차는
모두 집결했다.
눈만 돌리면
소방차는 무조건 보이는 날이었다.
살면서 소방차 이렇게 많이 본 날은 처음이다.
아랫지방 소방차도 보였으니 ㆍㆍㆍㆍ
소방관분들이 마실 물,
전달하러 가는 길에
길이 막히기도 했다.
대한적십자사에서
이재민 분들의 임시 거주하실 수 있게
재난구호쉴터 천막을 설치해놓으셨다.
하루아침에 집 잃은 이재민들의 슬픔은 어찌할꼬?
이재민분들께서
보금자리로 조속히
귀가할 수 있게
시에서 도에서 국가에서
빠른 일처리를 기대해 본다.
경포부근 인월사 절에 불이 붙어 타는 것을
소방차로 불을 끄고 있었다.
차 안에서 지나가다 찍음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남향막국수
잔불 끄고 집에 와 씻으려고 보니,
잿가루가 무릎에 붙어
나를 따라
집에 까지 왔고,
입었던 옷을 손빨래를 하는데,
새까만 연탄물이 서너 번 ,
조끼에 묻은 그을음은
비누를 몇 번 칠해 박박 치대어 겨우 옷 색을 찾았다.
잔불 끈, 내가 이 모양새인데,
소방직원분들은?
정말 고생하시는 전국의 소방직원분들의
수고에 마음까지 숙여진다.
내가 글 쓰는 이 시간도,
불길을 잡느라
애쓰시는 소방직원분들께
죄송해진다.
바지 아랫단을 양말 속에 넣었는데,
어떻게 잿가루가 들어가
몸에 붙어 있는지?
지금도 바깥에서는
소름 돋는, 금방이라도 나에게 덮칠 것 같은, 괴물의
강풍이 강릉을 뒤 흔들고 있다.
강풍이 잠잠해
산불진화가 되기를,
전 국민이 학수고대하건만,
지금 이 순간도
강풍은 자기 세상인양
억세게도 설치고 있다.
아~~~~
징그러운 강풍!!!
제발 사라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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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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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여성의소대 이상순
추가 글: 심하게 탈 때는 찍을 상황이 아니었고, 어느 정도 불이 조용할 때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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