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산불이 발생한 지도 9일째다. 하루아침에 집을 떠나서 지낼 수밖에 없는 이재민들의 아픔을 그 누가 헤아려줄꼬? 겪지 않고서야 그분들의 입장을 감히??? 표현을 한다는 것은 죄송할 뿐이다.
오늘은 강릉여성 의용소방대에서 배식봉사를 갔다가 이재민 아주머님과 대화를 하는데 "아침 일찍 일 나갔다가 들어와 밥 먹는데, 바깥에 불길이 보여서 화들짝 놀라, 급하게 뛰쳐나오자마자 화마는 순식간에 우리 집을 삼켜 버렸고, 모든 것을 잃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얄지 계산이 안 돼요 "
가슴이 먹먹해졌다.
또 한 분은, 신경을 쓰셔서 식사하시기도 불편할 정도의 크기로 입술이 터져 피 딱지가 맺히신 분이
"국가에서 새 집과 새 가구를 준다 해도, 허름했더라도 내 살림이 좋지요. 한평생 그 집에서 살아왔는데 ㆍㆍㆍ"
말 끝을 잇지 못하시고 눈물을 흘리셨다.
ㆍ ㆍ 배식시간이 되어 밥을 푸다 보니 네다섯 달쯤 보이는 아기 둘도 보였다. 어른들도 이 상황을 견뎌내기 힘겨운데, 한참 재롱떨고 뛰 다니며 놀아야 할, 아기들까지 겪어야 한다니ㆍㆍ ㆍ ㆍ ㆍ 한참 밥을 푸다가 잠시 한가할 때, 고개 휙 들었는데 얼핏 보이는 사람이 꼭 내 친구 같았다.
가까이 가서 보니 내 친구가 맞았다. 같은 강릉아래 살아도 얼굴을 못 보고 살았는데, 친구를 오랜만에 만나 반가워야 하건만, 이곳에서 만난 것은?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 너네 집, 화재 입었어?"
"아니, 친정엄마 집이 폭삭 내려앉았잖아. 친정집이 불 시작 된 곳이거든"
"아휴 어쩌냐?" . .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신 이재민들께, 현재는 아레나에서, 펜션으로 콘도로 거주지를 옮기신다 하는데, 조속한 행정으로 보금자리가 우선 마련되기를 바라본다. ㆍ ㆍ ㆍ 강릉 여성의소대는 배식봉사를 마치고, 마지막 설거지까지 깔끔히 반짝반짝 빛나는 그릇을 만들었다. 같은 부류의 그릇들 정리까지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재민들의 보금자리를 조속히 해결하는 국가와 강릉시의 발빠른 행정을 기대한다. ㆍ ㆍ ㆍ ㆍ ㆍ 감사합니다. ㆍ ㆍ ㆍ ㆍ ㆍ ㆍ 강릉 여성의소대 이상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