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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잡는 이상순
성큼 다가온 가을입구? 풀쐐기와 아로니아, 수줍은 홍고추 본문
수시로 내리는 장맛비에 초관심 집중이었는데,
장마가 끝나면서
가을이 성큼 온 느낌이다.
늘 추석즈음에 아로니아를 추수했는데
날씨가 무더워서인지
이번에는 일찍 추수를 서둘렀다.
너무 익은 다음에 따면
알이 땅으로 쏟아지는데
조금 이르게 따니
버려지는 것 없이 딸 수 있었다.
단풍잎이 곱게 물들고
벌레가 아침을 먹은 흔적이 보인다.
매미소리와 물소리가 정겨워
잠시 영상을 ~~
아로니아 밭 전경과 부시럭대는 소리.
아로니아 천국이다.
아로니아를 열심히 따고 있는데,
나도 모르게
"앗!!! 따가워"
아무리 찾아봐도
나를 찌를 게 없어 보이는데,
예전 친정아버지께서
소 꼴베러 가실 때
따라갔다가
풀쐐기에 쏘인 그 통증이
기억나,
잎사귀를 한 장씩 뒤집어 보니
연둣빛 풀쐐기가
나뭇잎 뒤에서 오동통 몸짓으로 "잘못했어요"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풀쐐기 붙어있는 잎사귀 자체를 똑 잘라서
남편보고 발로 비비라고 했다.
남편은 각시 원수 가리는 마음으로 샤악샤악 뭉게 버렸다.
속이 시원~~~
아로니아가 다닥다닥
엄청 많이 달려
어디부터 따야 할지
판단이 안 설 정도.
들고 간 들통에
금시 가득 찼다.
떨어질까 봐
조심히 들고 집으로 이동했는데도
들통에서 떨어져
땅바닥에 헤딩한 아로니아가
"저도 데려가주오"
아로니아와 이별이 싫은
나뭇잎이 따라온 것을
알뜰히 주워 매정하게
아궁이에 던져버렸다.
아로니아 식초가 좋다고 들은 게 있어서
식초를 만들어 볼 예정이다.
그리고
아로니아 생즙을 짜 보련다.
남편이 바쁜 와중에
고추를 두 골 심었다는데,
크기도 크고
길이도 길고~~
수줍은 홍고추가
두 골 가득 새빨간 꽃을 피우고 있었다.
고추가 크니 자루도 금방차고,
고추 따는 내내
기분이 어찌나 좋던지~~~
어떤 분이 농부의 발걸음 소리 듣고 농산물이 자란다고?
그럼 밭에 수시로 드나들어야겠다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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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쐐기에 쏘이고
아로니아 따고
고추 따고
행복한 강릉 이상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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