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잡는 이상순 인지교육원

소가 움찔하면 똥이 나오고, 사람이 움찔하면 돈이 나온다 친정엄마와 시각장애인 이동봉사 본문

살아가는 이야기/자원봉사코너

소가 움찔하면 똥이 나오고, 사람이 움찔하면 돈이 나온다 친정엄마와 시각장애인 이동봉사

희망나눔 강릉 이상순 2026. 8. 22. 08:52
300x250



우리 엄마의 맛깔나는 옛이야기와 해학
대관령을 넘나들며 바쁘게 지내다 문득 친정엄마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엄마, 내가 대관령을 두 주 동안 안 넘어가니까 기름값이 덜 들어서 돈이 굳더라고요.”



내 말을 가만히 들으시던 엄마는 툭, 옛 어르신들의 지혜가 담긴 한마디를 건네셨습니다.

“소가 움찔하면 똥이 나오고, 사람이 움찔하면 돈이 들어간다 하잖나?.”
가만히 있어도 숨 쉬듯 나가는 게 돈이라는 걸 이렇게 절묘하고 생생하게 비유하시다니, 듣자마자 웃음이 터져 잊어버리기 전에 꼭 글로 남겨두어야겠다 싶었습니다.


돌아보면 옛 어른들의 표현력과 말맛은 참으로 기가 막힙니다.

한번은 눈앞에 있던 사위가 소리도 없이 자리를 비우자, 엄마는 사방을 둘러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야, 사위가 베보자기 방귀 빠지듯 어디로 쑥 가버렸나?”
그 찰나의 순간을 어쩌면 그렇게 구수하고 재치 있게 표현하시는지, 곁에 있던 사람들의 배를 쥐게 만드셨습니다.

또 언젠가 엄마와 함께 시각장애인 두 분을 모시고 이동 봉사를 나섰을 때의 일도 떠오릅니다.
저 멀리 밭에서 묵묵히 일하는 소를 보시더니 엄마가 말씀하셨습니다.

“아이고, 저 잘생긴 소가 밭을 참 잘도 가네.”

그 소리를 들은 시각장애인 한 분이
“그럼 저 소가 논도 갈 수 있겠네요?” 하고 되물으셨지요.
그러자 엄마는 막힘없이 유쾌한 비유를 얹어 화답하셨습니다.


“밭 가는 소가 논이라고 못 갈겠어요?
소주 먹는 입이 맥주 못 먹고, 맥주 먹는 입이 양주 못 먹나요. 어차피 다 하는 거지요!”

그 시원스런 대답에 앞이 보이지 않아 답답했을 분들도, 곁에서 모시던 엄마와 저도 길바닥이 떠나갈 듯 한바탕 크게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어두운 길을 밝히는 건 거창한 위로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활짝 열어주는 엄마의 이런 따스한 해학이었습니다.

삶의 굽이마다 툭툭 털어놓으시는 엄마의 옛말 속에는 오랜 세월이 빚어낸 지혜와 넉넉한 유머가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 엄마, 부디 아프지 마시고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우리가 미처 듣지 못했던 재미난 옛이야기들을 오래도록 들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상순 인지교육원 드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