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잡는 이상순

행복에겨운 추석맞이 본문

살아가는 이야기/세상사는 이야기

행복에겨운 추석맞이

희망나눔 강릉 이상순 2008. 9. 16. 15:50
300x250

강원도 영월에서 추석을 보냈습니다.
산소가 영월에 있어서
추석은 영월로갑니다.

동서랑 튀김도하고  송편도 빚고 (포도즙을 내서 포도송편, 부추즙을 내서 부추송편,당근즙을 내서 송편)
반찬도 만들고
이래 저래 하루 온 종일 부엌에서 살게 되더군요.

저녁상을 물리면서
밥상에서 제가 제안을 했습니다.

"저 모든분께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명절에 아낙들만 부엌에서 일이 너무 많아 허리고 아프고,몸도 피곤하고,...
자칫하면 명절 기피증과 후유증이 생길 것 같으니
음식 만드는것은 아낙들이 하고
뒷 정리는 남정네들이 하면 어떻겠습니까?"

저희 시 작은 아버님 말씀은
"그래 그렇게 하자. 며느리들이 고생이 너무 많다"

시 작은 어머님은 " 씨익 웃으시고..."

저희 남편(종가집 장손) " 눈만 멀뚱 멀뚱 띠리리~~~~~!!!!"

저희 시 동생 " 설겆이하기 싫으니 밥 사 먹읍시다(웃으며..)"

작은 집 시 동생 " 교회가면 점심 주던데 교회가서 밥 먹고 옵시다

(멋적은 얼굴로...)

저희 동서 " 형님 좋은 생각입니다 (입이 귀에 걸치고)"

작은 집 동서 " 그렇게 된다면 너무 좋지요 형님!!!

(까르륵 깔깔 ^*^ 까르륵 깔깔^*^)"

작은 아버님은 육군 중령출신이신데
먼저 빈 그릇을 부엌으로 나르셨습니다.
곧 이어 저희남편과 시동생들이
빈그릇과
반찬을 모으며 시끌 벅적 해 졌습니다.
갑자기 벼룩시장이 되어 버렸죠.

저는
아하!!!
드디어 박씨 가문에 고정틀이 깨지는구나 싶더군요^&^

그런데 잠시후
그릇을 들고 오가던 세 남정네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ㅠ.ㅠ
차마 설겆이는 어려웠나봅니다 ㅋㅋ....

그 다음 날~~~
추석 날 아침 밥상 앞에서 다시 외쳤습니다.
"오늘은 주일 (교회가는 날)이라 설겆이하고 화장하고 교회 갈라면 아낙네들은 너무 바쁘니 설겆이를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 남편이 씨익!!! 웃으며
수도꼭지를 돌리더니
그릇을 씻기 시작했습니다.
설겆이를 다 하고 남편 왈

" 우와!!!!... 설겆이 그릇이 장난 아니게 많네 어휴!!! 허리도 아프고 힘드네"

저희 아낙들은 덕분에 화장을 곱게 하고 교회를 갈 수 있었습니다.

강릉으로 오는길에 친정집에 들렸습니다.

친정 어머님이 감자를 주시기에
껍질 버리는것도 돈 든다고 다 깍아서 챙기어...

강릉 도착하니 4일간 집 비웠다고 청소할게 많더군요.

제가 청소하는 중에 남편이 "감자 갈까?"

" 그럼 마이 고맙지 뭐 ^^ "

청소가 끝날즈음 남편은 감자를 다 갈았더군요.

"감자 가는거 팔 무지 아프네"

감자부침(강원도 말로 "감자적")도 해 먹고
감자 옹심이 (감자수제비)는 엄청 많이 만들어 앞에 사는
지적장애 소녀가장 가정에 한냄비씩 보내고도 실컫 먹었습니다.
공짜로 저녁 해 먹은 기분..그거 아주 좋더라구요^^

지적장애 아주머님이 전화를 하셨습니다.
"처음 먹어보는 새알인데 너무 맛있어요" - 감자옹심이가 새알처럼 조그맣고 동글 동글합니다

사는게 뭐 별거 있겠습니까?
행복 뭐 별 다른게 있겠습니까?
행복은 바로 주변에 있답니다^&^

저는 이번 추석이 행복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