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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후 떠나실 독거노인과의 일박

희망나눔 강릉 이상순 2011. 7. 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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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랑 인간극장 같이 나오셨던 연순어르신이 요즘 몸이 많이 안 좋으시다.

연세 90 이신데 당연 그러실때....

 

혼자 밥해드시기도 힘들고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해 3일후에 거주지를 옮기셔야한다.

어제 사무실에 일을 하고있는데

어르신이 들어오셨다.

"내가 천사운동본부 본부장님 신세를 참 많이 졌는데 떠날려니 여기가 제일 눈에 밟혀요

눈물이 앞을 가려서 그냥 있고 싶지만 몸도 안좋고 여러가지로 떠날 수 밖에 없어요

내가 떠나기전에 옆에서 하룻밤 자고 싶어요, 오늘 퇴근할때 나랑 같이 퇴근해요"

 

" 네 어르신 저희 집 같이가셔요 ...."

 

둘이 손잡고 집을 향해 걸어가는데 손칼국수 식당이 눈에 번뜩...

어르신이 칼국수 무지 좋아하시는걸 알기에 두 그릇을 시켰는데

어르신은 양이 적으셔서 반만 드시고, 남은 국수를 싸가지고 우리집으로 향하셨다.

 

"식당에 두고오면 버리지만, 가져가면 내가 한끼를 더 먹을 수 있지"

역시 어르신의 알뜰함은 본 받아야 해^^

 

 

어르신은 국수말고 무슨 음식 좋아하셔요..이왕이면 내일 아침에 좋아하시는 음식 만들어 드리게요"

 

"나는 고양이 새끼인지 생선이 좋아"

 

"그러세요 그럼 고등어 굽고, 들깨미역국이랑 더덕무침이랑 밑반찬이랑 준비하면되겠네요"

 

어르신과 나랑 동네마트에 들려 반찬거리를 구입하여 계산을 하는데 어르신은 벌써 계란 한판을 사 들고 계시는게 아닌가...에구 

 

우리집으로 향하는 어르신은 어린 꼬맹이 마냥 신이나 하셨다.

마치 소풍가는 아이처럼...

 

어르신댁에서 나랑 같이 주무실때는 수시로 일어나시더니 우리집에서 주무시는데 아침까지 쭉 주무시고 일어나셔서 하시는 말씀이...

"온 사방이 창문이라 바람이 술술 들어오니 공기가 좋으니 기침도 안나고, 시원해서 아침까지 쭉 잤수...내 이래 자보기는 요즘 들어 첨이여"

 

갑자기 가슴이 싸해옴이 전해졌다.

어르신 집은 창문도 없고, 드다드는 입구 문 한짝 뿐이다.

요즘같이 더울때도 문을 열어놓고 주무실 수가 없다.

 

조금전에 나랑같이 내려오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내가 다른데 갔다가도 보고싶으면 올테니 재워줘요"

"아..네 언제든지 오시고 싶으실때 오셔요 늘 환영합니다"

 

어르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백수만하셔요.

연순어르신 사랑합니다!!!!!!!!!!!

사시는 날까지 부디 건강하셔요.

보내드릴수 밖에 없는 제 마음에도 눈물이 흐릅니다

 

 

 

아침을 해 먹고 어르신이 우리집 방문하신 기념으로 ....

 

 

 

 

연순어르신!!!! 사진에서처럼 늘 웃으시는 삶 쭉 이어가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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