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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잡는 이상순 인지교육원
[치매]남의 정신과 간 졸이는 즉석 대답 제조기 본문
매일 밤 주무시다 눈만 뜨심
방문 열어보시며
가족 점호하시는 어르신
어르신 : "아범 왔나?"
나 : "오늘 일하다 늦는다 했어요 곧 올 거예요"
어르신 : "♡이는?"
나 : "아르바이트한다고 늦어야 온다 했어요"
어르신께는 내가 며느리로 보이시는 순간이다
잠이 들만하면 문이 휙
또 휙~~
열리고 가 닫히고 반복되다 보면 어느새 새벽님이 방문한다
어르신과의 취침은 자며 말며가 정답이지 싶다 ㅋㅋㅋㅋ.... 하룻저녁 5~6회는 문을 여시니....
어르신은 치매가 왔는데도
안쓰러울 정도로
가족을 너무 챙기신다
아침식사 시간도 6시, 식사를 하시며
어르신 : " 아버지는 어디 가셨어?
나는 그 아버지 얼굴도 모르면서
나: "볼 일 보러 가셨어요"
어르신 : "아비는 어디 갔나?"
나 :"일하러 갔어요"
어르신 : "무슨 일을 이래(이렇게) 일찍 갔어?"
나 : "일할 데가 먼 곳이고 일거리가 많아서 일찍 갔어요"
어르신 : "아침은 먹고 갔나?"
나: "예"
다시 이어지는 말씀
어르신 :"엄마 연락 왔어?"
(어르신 엄마-사망하신 지 오래되심)
나 :"어디 일 보시고 오신다고 가셨는대요"
어르신 : "친정집에 먼일이 났구먼 노인네가 일 볼게 뭐가 있어
아버지랑 씨게
(심하게 -평창 사투리) 싸운 것 같아"
나 : "싸우시긴요 웃으시며 다녀오신다 하시던걸요"
어르신: 자식은 키워 봐야 소용이 없어 엄마 아버지가 가까이 사는데도 살갑게 찾아가지도 않으니 원... 휴~~~~"
이어지는 말씀
어르신 : "♡아 밥 먹어
밥 먹을 때 먹어야지
나중에 엄마 귀찮게 하지 말고ㆍㆍ" ( 갑자기 엄마가 됨 ㅋ)
몇 수저 드시다가
다시 ♡이 방문을 여시며
어르신 : "♡아 밥 먹자
형수 귀찮게 하지 말고 얼른 먹어 (난 형수가 되었다)"
나 : "어르신!
손주는 오늘 늦어야 나간다니 깨우지 마세요"
금방 알아들으신 것처럼 끄덕하시고는
또 깨우러 가신다
다녀오셔서는
"저 위에 진♡이 할머니
새벽에 우리 집 다녀가신 걸 아나?"
"안 오셨는데요"
진♡이라는 청년이 한동네 살았는데
며칠 전 알바 다녀오다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떠났다는 소식에 슬퍼하시더니
그 청년의 할머니를 꿈속에서 보셨는지
아님 환상이신지
(주간보호 가시는데
가방을 지고 들고 ㆍㆍ)
어르신은 치매로 매일 가족 걱정하시느라 얼마나 힘드실까"
내 생각이 아닌 남의 생각으로 지내시는 어르신이 더욱 안쓰럽다.
빨리 기억이 돌아오셔야 할 텐데......
나는 매일 어르신께서 질문하시면 그때마다 즉석으로 대답해야 하는 즉석 대답 제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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