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잡는 이상순

감자떡,감자반대기,감자가루, 감자녹말,익반죽 본문

살아가는 이야기

감자떡,감자반대기,감자가루, 감자녹말,익반죽

희망나눔 강릉 이상순 2023. 11. 30.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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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가 아픈 몸 이끌고 감자를 썩혀서
감자녹말을 만드셔서
나를 주셨는데,
내가 만들어 먹을 사이가 없어.
엄마랑 같이 있던
지난주에 감자 반대기를 해 먹었다

이  감자가루는
하얀 녹말을 가라앉히고
위에 뜬  가루라
색이 거무티티하다
그러나
감자떡 맛은 난다는^^

엄마는 익반죽을  하시고,
(익반죽 : 펄펄 끓는 물로 하는 반죽)
여기서 간단히  감자녹말가루 반죽에 대해 설명을 하자면,
감자떡은 차가운 물로 반죽을 하면
온종일 불을 지펴도
떡이 안 익는다.
진짜 신기한 일이다.

엄마가  감자가루 반죽을 하시는 중에
난 감자를 깎아서
일단 물속에  넣고  끓였다.

감자가 뜨거운 열기에 지쳐 삼분에 이
정도 익었다 싶을 때,
익반죽 한 감자가루에
삶은 팥을 넉넉하게
훌 섞어서 납닥납닥
(평창사투리 : 납작납작)하게
반대기를 만들어  한 줄로 깔고,
뚜껑 덮고 새로운 김 올라오면,
그 위에다 다시 납닥납닥하게 만든 익반죽을 한 줄 올리고
약한 불로
푹  쪄서 뜸 들이면
감자 반대기 떡이 완성된다.

친정엄마랑 남편이랑 셋이서
뜨거운 감자떡을
후후 불어가며
점심식사를 해결했다.

정말 얼마 만에 먹어본 감자반대기인가?

고향 평창에서 자랄 때는 겨우내  수시로 먹었었는데,

특별한 감자떡을 먹는 것도 엄마 계실 때지
엄마 돌아가심
누가 만들  생각을 하겠는가?

모처럼
옛 생각 떠올리며  잘  먹었다.

평창군 방림 도랑가에서
대형 고무대야에
썩은 감자를 가득 담아
푹 썩힌 다음에
가족들이 돌아가며,
아침저녁으로
썩은 감자 냄새에 고개 돌리고, 코 막아가며
그 무거운 대야를 힘겹게 들어
조심스레 물 갈아주고,
(자칫하면 썩히는 감자가 버려지니 )
썩은 냄새가  자취를 감출 때까지
물 갈아주느라
다들 수고가 많았다.

썩히기 전에 감자를 씻느라 하지만
썩히고 나서
걸러보면
흙과 모레가 엄청나온다.

녹말을 만드는 과정은
물을 최대한 따라내고,
베보자기를 위에다 올리고,
맑게 떠오르는 물을 다시 퍼내고,
내  기억에 참나무 숯을
베보자기 위에 올려
남아있는 물을 제거한 기억이다.

그런 후

커다란 면보자기에
수저로 가라앉은 녹말을 뚝뚝  떠내서  말리며,
수시로 덩어리를 으깨고
세밀한 채로 흔들어서
감자 녹말가루가 완성된 기억이다.

정말 손이  많이 가는
귀한 감자떡
감자반대기 오랜만에 먹고
완전 추억 속에  몰입되었었다.

앗!!! 그러고 보니 먹는데 정신 팔려서
감자반대기  인물사진을 못 남겨서
아쉬움 가득이다.




반대기를 워낙 많이 해서
먹고 남았다.
사실 감자떡은 상놈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식으면 맛이 확 달라져서
새롭게 쪄도 맛이 안 나는데,
남은 반대기를 레인지에 돌려
맛있게 먹었다는
남편의 전화에
"참 잘했네"

사실 식은 감자 반대기가 버려질 줄 알았는데
먹었다니
참 잘한 거다^^


감사합니다.






친정엄마와
감자반대기 해 먹고
후기 남기는
강릉 이상순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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