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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잡는 이상순 인지교육원
어머님과 찐빵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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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kakaocdn.net/dn/bLqHbL/btsL7EDUeF5/5bwSqC2mTLLU5KEMFDRYvK/tfile.webp)
우리 시어머님은 찐빵을 참 잘 만드셨다.
특히 직접 지은 팥으로 만든 팥앙금을 가득 채워, 커다란 검은 쇠솥에서 찐빵을 쪄 내시면 온 가족이 둘러앉아 오물오물 맛있게 먹곤 했다.
어느 날, 우편물을 배달하러 오신 우체부 아저씨께 찐빵을 드시고 가시라고 권하셨고, 바쁘시다며 사양하셨지만, 시어머님은 거의 강제로 붙잡아 찐빵을 건네셨다. 하지만 아저씨는 절반만 드시고 가셨다.
보통은 세 개씩은 먹는 찐빵인데, 시어머님은 ‘왜지?’ 하며 궁금해하셨다.
시어머님께서 찐빵을 조금 떼어 맛보시더니, 깜짝 놀라며 말씀하셨다.
"아이고, 야야! 우트하냐?(어떡하냐?) 팥이 푹 쉬었네! 아저씨 얼굴을 우트(어떡게) 보나?"
그날 이후, 우체부 아저씨의 오토바이 소리만 들려도 시어머님은 베보자기 방귀 빠지듯 슬그머니 자리를 피하시곤 했다.
솜씨 좋고 마음씨 고우셨던 우리 시어머님, 이제는 천국에 계시지만 그리운 마음이 사무친다.
어머님, 천국에서 자손들 사는 모습 보고 계신가요?
어머님이 남기고 가신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며느리, 상순이가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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