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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눈 내리는 날의 땅속 선물

희망나눔 강릉 이상순 2025. 3. 29.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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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괭이로 아직 녹지 않은 땅을 힘껏 파자, 돼지감자가 환하게 웃으며 모습을 드러낸다. 땅속에서 공짜로 얻는 수확이 기분을 들뜨게 한다.

한참을 캐고 나니 엉덩이가 뻐근해진다. 산을 내려올 때는 온몸이 쑤실 정도다.

개울가에서 돼지감자와 고들빼기, 달래를 씻는데, 찬바람이 불더니 하늘이 어두워진다.




이내 하얀 눈이 흩날리고, 손끝이 시려온다. 얼어붙은 손을 감싸 쥐며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산에서 내려오는 얼음물은  뼛속까지 느껴질 정도로 차가웠다.

집안으로 들여 놓인 돼지감자와 고들빼기는 물기가 반짝여서 한 장 찍어 두니, 내 수고로움이 보람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눈 내리는 날, 땅속 깊이 숨었던 선물을 찾아낸 기쁨이 가슴을 따뜻하게 채운다.

3월의 눈을 맞으며 얻어낸 자연의 선물, 그 감동을 안고 따뜻한 봄을 기다려본다.

영월에서 이상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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