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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예방 전문강사

늦은 오후에 마주한 치매의 또 다른 얼굴

희망나눔 강릉 이상순 2026. 1. 6.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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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증상이 있는 어르신과 밤 시간에만 함께 지내던 어느 날의 일이다.

어르신은 평소 주간보호센터를 다녀오시면, 마당에 들어서자마자 방으로 곧장 들어가 쉬시곤 했다. 그런데 그날은 달랐다.
마당에 들어오시자마자 방이 아닌 헛간처럼 보이는 공간으로 급히 들어가시더니, 아무 망설임 없이 아랫도리 옷을 내리고 소변을 보셨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 나오시며 갑자기 고함을 치셨다.


헛간에서 나오시며 화 내시는 어르신.


“어떤 망할 놈이 남의 화장실을 떼어 갔나?
나쁜 인간들, 죄 받을 줄 모르고 작정했지.
난 어떻게 하라고, 가져갈 게 없어서 남의 화장실을 훔쳐가나?
참 이상한 세상이여…”
그 순간, 나는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없었다.

어르신께는 분명히 ‘화장실’이 당연히 있어야 할 자리에 화장실이 없어진 상황으로 인식되고 있었던 것이다.
한참을 궁시렁거리시던 어르신은, 이내 조용해지더니 침대에 누우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화장실을 어디 가서 찾아오지? 누가 남의 화장실을 훔쳐갔대,
화가 나서 못 살겠다.”

잠시 후에는 TV 앞에 앉아 연예인을 보시며
“나랑 아주 잘 아는 친구잖아”라고, 너무도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나랑 잘 아는 친구잖아.

처음엔 나조차 ‘정말 아시는 분인가?’ 하고 잠시 착각할 정도였다.

치매는 ‘기억’만의 문제가 아니다
치매는 단순히 기억이 흐려지는 병이 아니다.
공간 인식의 혼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 붕괴, 감정 조절의 어려움,
그리고 무엇보다 본인 스스로는 전혀 이상함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에서
돌봄의 어려움이 크다.

어르신 마음을 달래 드리기 위해 노래를 부르니 손뼉 치시며  기분이  좋아지셨고,  이윽고 이불을 덮으시며 단잠에 드셨다.

치매 가족과 함께 살아보신 분들,
혹은 현장에서 어르신을 돌봐보신 분들은 잘 아실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될수록, 가족과 돌봄 제공자는
당황, 혼란, 미안함, 분노,
무력감이 뒤섞인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께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치매와는 절대 멀리 지내십시오.
예방할 수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반드시 준비해야 합니다.
치매 예방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일상의 리듬을 유지하고, 사람답게 살아가는 시간을 지키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감사합니다.



치매 잡는 강릉 이상순 인지교육원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