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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4/11/12 (1)
치매잡는 이상순
가마솥 추억,용의검사
지나가는 길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모습을 보니, 옛날 시골에서 소여물을 끓일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어릴 적, 나무를 아궁이에 넣고 불을 때야 비로소 밥을 해 먹던 그 시절이 생각난다. 그 시절엔 집집마다 물이 없어, 강가에서 물을 길어와야 했다. 소여물을 끓일 때면 설거지 물을 가마솥에 모았다가 불을 지폈다. 물이 귀한 시절이었기에, 따뜻한 물로 발을 씻는 일조차 쉽지 않았다. 그래서 학교에서 용의 검사를 하는 날이면, 우리 남매는 소여물을 끓이던 가마솥에 걸터앉아, 구수한 냄새를 맡으며 발을 씻곤 했다. 어린 나이에 양동이에 강물을 담아 머리에 이고 얼음이 낀 빙판길을 걸어올 때면, 양동이 물이 걸음마다 앞가슴과 등으로 쏟아졌다. 물이 아까워 한 발 한 발 조심스레 움직였지만, 온몸에 힘이 들어..
살아가는 이야기
2024. 11. 12. 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