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잡는 이상순

정동진 효도마을 본문

살아가는 이야기/세상사는 이야기

정동진 효도마을

희망나눔 강릉 이상순 2007. 11. 9.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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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화요일은 정동진 효도마을 가는 날.
하루 전날 함께가시는 회원님들께
문자를 날렸다.



"뽀사시 한 모습으로 소풍 가는 기분으로 효도마을가요"



정동진 가는길은 그 어느 길보다 아름답다.
새파란 바다에 하얀 파도가 몰려왔다 몰려갔다.
작은 고깃배가 일렁이고
갈매기 떼 자유로이 바다위를 노닐고


이런 멋진 풍경속에 봉사활동 가는 나는 너무 행복한 중년이다/^^



말이 봉사지 나의 기쁨이 배가되니 어쩌면 나를 위한 봉사다^&^



효도마을 마당에 들어서면 지팡이를 짚고 기다리시는 할아버지,
치아가 많이 빠지신 모 할아버지께서는 함박미소의 일인자 ㅎㅎ...
하회탈을 연상하게끔..할아버지 죄송합니다 ..꾸우벅 ..넓죽
편찮으신 다리를 이끌고 벽에 기대어 서 계시는 할머니.
종종 걸음으로 나오시며 현관 안에서 어서오라고 손을 들어 환영해 주시는 할머님.



어르신들과 나는 피가 섞이지는 않았지만
친혈육보다 더 뜨거운 정이 오고간다.

서로 인사가 오간다.
"안녕하세요?"
"어서오우야"
처음에는 낯설었는데 이제는 몇달이 지나면서 뵙다보니
서로 얼굴을 기억하게 되고 한주라도 효도마을 가는걸 빠지게 되면
허전한 마음에 어르신들이 그립다.



3주전에 급한 회의가 있어서 2주 연속 효도마을을 못 가다가
갔는데, 세상에나 할머님 두분이 "이보우 내곡동 씨름선수 새댁, 왜 그 동안 안왔수?"
다른 사람 다 보이는데 안 보이니 서운트라"-전웅수할머님, 박경자할머님



저는 다짐했습니다.
그 어떤일이 있더라도 어르신 뵈러 오는 일에 게으르지 않겠다구요^^



점심식사시간 전에 어르신들이 조용히 앉아만 계시기에 손바닦운동이라도 하시게 할려고
춘기 할머님 경자할머니 귀철할머니 수자할머니 영남할머님...그외 여러 할머님^^
제가 먼저 울산아리랑을 선창을 하면 돌아가면서 한 곡조씩 읊으신다.
손뼉을 치시면서...경자 할머님의"아가야 나오너라 달맞이가자 ♪♩♪"
춘기 할머님의 "호박은 늙으면 단맛이나 나지 사람은 늙으면 쿤내만 난다♪♩♪" 하하하하..
어릴때 많이 듣던 "쿤내"...제 추억을 되살려 주신 춘기 할머님 감사합니다.


점심 진지시간에 미음을 드시는 금순할머님 식사보조를 했다.
조금 드시다가 입을 꾸욱 잠그시더니 인상을 찡그리시며 쳇머리를 흔드셨다.
드시기 싫다는 신호임이 틀림없었다.
"할머님!! 진지를 잘 드셔야 건강하시고, 오래 사실 수 있습니다
조금만 더 드셔요"

아마도 입맛이 없으셨나보다.
숟가락을 들고 계속 드시라 권하니 깔끔한 빈 그릇만 남기셨다.
이럴때 난 기쁘다 내 할일을 한것 같아서 ㅎㅎ...
얼마전에는 금순할머님이 누워만 계셨는데 거실 한복판에 앉아계시기에
참으로 반가웠다.
이런 광경은 건강이 많이 좋아지셨다는 모습이니깐 ^&^



최고의 고령에 제가 제일 존경하는 김성랑 할머님
어찌하면 106세를 사실수 있는지
언제뵈어도 대단하신 성랑할머니
식사때가 되면 "김으 가져와"(김을 가져와)
여름에 차가운 막국수가 나오니 앞에 있는 내게로 쑤욱!!! 내밀며 "니 머거"
요구르트가 나와도 "니 머거"
드시다가 남아도 " 니 머거"
인정이 철철 넘치시는 성랑할머니!!
저만 만나면 옥계 동네분들의 안부를 물으신다.
"거 누구네 잘 있나?" "누구네 메느리 나갔다더니 들어왔나?" "우리 아들 자주보나"
"니 차 가지고 왔나 나랑 옥계 다녀오면 안 되겠나?" ㅠ.ㅠ
할머니 저에게 물어보실때
제 머릿속은 바쁩니다, 이러씰땐 뭐라고 대답하지요?.. ^^
제 핸드폰엔 할머님과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 있습니다.
제 지인들에게 106세 장수 할머니라고 예쁘신 할머니 홍보 제대로하고 있습니다.
.
.

할머니들 손 발톱을 깎아 드리다가 발톱과 살이 너무 붙어 있어서 살을 찝었는데

참으로 죄송스러워 쥐구멍이 있었다면 쏘옥!! 들어갔을겁니다. ㅠ.ㅠ ㅎㅎ..
그때 찝히신 2층에 정 할머님 죄송합니다.

식사 보조할때 내가 제대로 보조를 하는건지, 아님 보조 받으시는 할머님께서 불편하신점은 없으신지 늘 조심스럽다.

효도마을 가서 제일 처음 눈에 들어온 액자의 글귀가 생각난다
"나 늙어 노인되고, 노인젊어 나였으니, 나와 노인 따로없다"

맞습니다.
노인 젊은이 구별없이 따뜻한 관계로
온 세상이 푸근하기를 바랍니다.

어르신!!!
부디 사시는 날까지 몸도 마음도 평화로우시길 바랍니다.

강릉천사운동본부 회원여러분!!!

천사여러분은

어르신들께 공경을 잘 하세요

우리도 곧 나이먹고

주위 사람들 도움으로 살아가야 할때가 금방옵니다.


2007년 11월 9일 13시에

이상순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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