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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봤다? 뱃놀이 하는 밤

희망나눔 강릉 이상순 2022. 10. 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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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우리 산에 밤 주우러 가잔다
날씨가 흐릿하니 바닥이 잘 보이지도 않는데
이 날씨는 으스스해서 산에 안 가고 싶은데
산에 가자할 때 같이 가야
남편이 좋아하겠다 싶어
남편 뒤를 따라 산을 향해 올라가는데
어찌나 악산인지
한 발자국 올라가면 세 발자국 거꾸로 내려오는 형
그렇거나 말거나
남편은 높은 산 위로 잘도 올라간다

올라가다 남편을 잃어버렸다
아니지 남편이 나를 잃어버린 셈

거친 숨을 몰아쉬며 올라가다 보니
밤 꼬생이가 널브러진 게 보여 시선집중ㆍㆍ
늦밤이 떨어져
나를 쳐다보며 같이 가요 한다

산딸기 가시
밤 꼬생이 가시가 번갈아 내 손가락을 찔러대도
난 밤을 열심히 줍고 있는데
남편의 소리가 들린다
"위로 더 올라와 밤이 깔렸네"

"여기도 많으니 자기가 주워"

한참 후에 서로 만나
내려오다가
어랏!!!
이것 산삼이잖아?
장뇌삼인가?
확실히 이름은 모르겠으나
세 뿌리를 캐서
인증숏도 찍었다


가시에 찔렸어도
산삼을 처음으로 그것도 세 뿌리를 캐서
하산하는 나는
기쁨이 빵빵~~~

집으로 내려와
남편이 주운 밤을 대야에 부으며 물을 부었더니
"어머야라 이기 머이나?"
밤 전체가 물 위에 둥둥
반 잘라보니 썩거나
벌레 먹거나 ㆍㆍ
이런 두세 시간 산에서 헤매고 주워왔는데
밭에 퇴비용으로 뿌리고 말았다




이어서 내가 주운걸 물에 부어보니
절반이 둥둥
뱃놀이를 해댔다 아효

비가 내리는 가운데 씻느라 증거물 사진을 못 찍은것이 영 아쉽다

우리 부부
모처럼 만나서
밤 줍기는 허탕

산삼? 장뇌삼?
이것은 대박
어른 새끼손가락 크기 삼은 남편이 먹고
조금 작은 삼은
내가 냠냠
평상시 땀도 많은데
삼 먹고
땀이 더 펑펑 나오면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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