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잡는 이상순

양로원, 설날 떡국과 동지 팥죽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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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로원, 설날 떡국과 동지 팥죽

희망나눔 강릉 이상순 2022. 12. 22.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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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설 다음날
양로원에 수업을 가서
설날 유래에 대해 말씀드리며
"어르신들 설날에 떡국 많이 드셨나요?"

이때 김어르신께서
"떡국은 먼 떡국?
떡국 구경도 못했는데 ㆍㆍ"
이 말씀 이후로는
입이 실룩실룩 하시더니
짜증을 내시며
정말 찡그린 인상으로
고개를 숙이고 계셨었다.

이럴 때 나는 수업을 중단하고
저 어르신을 달래 드려야 하는 게 우선인지,
아님 다른 어르신들과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건지
머릿속은 지진이 일어난다.

그 당시
떡국인사는 괜히 했나?
혼자 갸우뚱거렸었다.





그리고 까마득히 잊고 있다가
오늘이 동지라고 지인들이 동지 사진을 보내오는 것을 보다가
문득 설날에
떡국 못 드셨던 어르신 생각에
"그래 마침 팥과 찹쌀이 있으니 팥죽을 쑤어 오늘 수업 가는 양로원 어르신들께 전달하고 동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어야지"

팥을 넉넉히 퍼내서
퍽퍽 치대 씻고는
혹시 작은 돌멩이가 나오면
치아 상하실 수도 있으니
조리로 살살 일어서 마저 부으려는데
쨔잔!!!!!
자그마한 돌멩이가
"나도 팥 할래"라는 몸 짓으로
팥 속에 당당하게 드러누워 있길래
"자식아 너 이리 나왐마"
끄집어내고
대형 압력밥솥단지에
팥과 찹쌀 소량 넣고
푹 퍼지도록
약불로 팥죽을
완성했는데
이런, 죽 담을 만한 뚜껑 있는 큰 그릇이 없네.
부엌살림 홀라당 뒤져가며
팥죽통을 찾아서
국자로 퍼 내고는,
솥 안  여기저기 널브러져
"나도 데꾸가"  쳐다보는 팥죽을 알뜰주걱으로  긁어보니 꽤 많은 양이라
알뜰주걱이 칭찬받는 순간이었다.

수업도구와  팥죽을 들고 요양원을  들어서는
내  발걸음이 오늘따라
무척  가벼웠다.

두 군데 요양원에 전달해 드렸는데,
마음  같아서는
더 많은 요양원  어르신께
전달하고프다


팥죽을 드시며
옛 추억의 동산에 올라
예전 자녀분들 키우며
인정받고, 존경받던
그 시절의 한 가정의  아버지 어머니로,

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피 끓는 청춘으로 사시던
40~50대의
건강하신  뇌로
오래도록
사셨음 하는 바람이다.










감사합니다.






마음을 헤아리는
강릉 이상순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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