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잡는 이상순

쥐서방과 고서방 그리고 홀몸 어르신들. 본문

살아가는 이야기/자원봉사코너

쥐서방과 고서방 그리고 홀몸 어르신들.

희망나눔 강릉 이상순 2023. 1. 4.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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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천사운동본부 자원봉사 단체 사무실이 강릉 내곡동
남산초교 길에 있을 때
바로 옆 허름한 주택에
홀몸 어르신들께서 방 한 칸씩 세 들어 일곱 분이 살고 계셨었다.

사무실이 바로 옆이라 어르신들도 심심하시다며 사무실에 하루에도 몇 번씩 방문하셨고,
나 역시 어르신들 집을 자주 드나들고, 후원물품 들어오면 어르신들께 제일 먼저 전달했고, 이웃사촌? 아니 친 가족같이 지냈다.
강릉 천사봉사자분들도 봉사를 다녀오다가도 들려서 말벗을 해 드렸고,
가끔 친정엄마 오시면 어르신들과 같이 노시라고 모시고 갔었다.

점심때는 국수를 삶던가
밥을 해서 어르신들과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정겨운 대화가 추가 반찬되어
흐르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였다.

김치가 남아돌 때는 천사회원들을 불러 만두 빚을 재료를 들고, 어르신들 방에 모여 함께 만두소를 만들고 ,
좁은 상에서 어깨를 겨우 끼이거나 방구석에 쪼그려 앉아 만두를 빚을 때
하하 호호 웃음이 큰길 앞까지 들릴 정도였었다. 어쩜 지나가는 분들이 들을셨을때는 동네 잔치하는 줄 아셨을 듯 ㅎㅎ...
어르신들 냉동실을 가득 채워드리고 남은 것으로는, 쩔쩔 끓는 만둣국을 끓여 그 추운 엄동설한 추위를 한방에 날려 버리기도 했다.

어느 날은
혼자 주무시기 적적하시다고
하룻밤만 같이 자고 가라셔서, 어르신 집이 너무 추워 앉아있으면 등이 시리다 못해 저리고, 손 발도 시려,
일찌감치 솜이불을 같이 덮고 누웠는데(여성 어르신 집이라고 강조^^)
천정에서 쥐서방들이 시도 때도 없이 치뛰고 내뛰고
축제장을 방불케 하는 소리가 들려서 오늘밤은 다 잤구나 하며
이런저런 대화를 하는 중에
갑자기 쿠르릉~~ 쿠르릉~~~ 소리가 전쟁터를 연상하게 했고, 마치 내 가슴 위로 탱크가 지나가는 섬뜩함에 순간 벌떡 일어나니,
어르신 말씀이 "아까 시끄러운 소리는 쥐들이었고, 지금은 고양이가 쥐 잡아먹으려고 천정에 들어온 거야"

"네에??? 으윽!!!"
내가 누워있는 천정에서 쥐와 고양이들이 전쟁 중?
내 마음 같아서는
놀램절에
벌떡 일어나 집으로 줄행랑이라도 치고 싶었으나,
움찔거리는 나를 보신
어르신 말씀이
"조금만 있어봐 고양이가 쥐 다 잡아먹으면 조용해져"
헐ㆍㆍ
그럼 지금 저 위에서
고양이가 쥐를 생포해 식사 중이라고 라?
온몸에 전율이 찌릿..

쥐서방과 고서방의
전쟁 소음과 엄청 추운 날씨에 쪽잠 자며 아침을 맞이하니
정신이 출장 중,
몽롱한 정신으로
어르신의 아침진지를 만들려고 부엌문을 열다가
기절초풍,
쥐서방이 하수구로 들어오는 중에
반들반들 한
쥐눈과
내 눈이 마주치며,
쥐는 부엌 구석으로 휘리릭 사라졌다.
얼어붙은 수돗물을 녹여가며 아침을 하는 중에
쥐서방이 튀어나올까
내 눈은 두리번두리번 ㆍㆍ
간이 찔떡 녹는 기분으로
아침밥 마무리 ㆍㆍ

아침상을 치우고
부엌에 쪼그려 앉아 설거지를 하는데
발 옆에 느낌이 이상해서
고개를 휘이익 돌려보니
쥐가 내 발을 툭치는 순간 문지방을 넘어 후다닥 방으로 들이 뛰고 있었다.

방에 계시던 어르신은
빗자루 몽뎅이를 들고
요놈에 쥐새끼!!!!!
쥐를 향해 매타작을 하시고
쥐는 요리조리 잘도 피하다
한 대 맞았는지 찍찍찍~~
쥐는 그날 제삿날이 되었고,
죽은 쥐를 본
나는 사무실로 꽁지가 빠져라
달렸다.
지금도 까만 눈이 반들반들 한 쥐가 나타난다면?
으악~~~~~~







감사합니다.






마음을 헤아리는 강릉 이상순올림.



이 사진은 글 속에 주인공 사진이고,
강릉종합사회복지관에서 홀몸어르신들을 모시고 영월로 구경 가실 때
내가 뒷모습을 찍었고
키  작은 어르신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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