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잡는 이상순

대관령 안개와 5월의 살얼음 고사리 자연산 취나물 공짜 자연수 본문

살아가는 이야기

대관령 안개와 5월의 살얼음 고사리 자연산 취나물 공짜 자연수

희망나눔 강릉 이상순 2023. 5. 7. 21:52
300x250

비가 시작되는 오후에
대관령을 넘어가는데,

뽀얀 안갯속이라 앞 차량 불빛을 가늠하며 운전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내 앞 트럭은 비상등은커녕
전조등도 없이 어떻게 운전을 하는지
뒤 따르는 나로서는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한참 운전하다 보니
안개는 더욱 심하게 내려앉고,
그나마  희미하게 보이던
트럭마저 보이지 않았고,
이제는 감으로 운전을 하는데
앞차와 추돌사고 날까 봐
조마조마 조마조마
간이  정말 쫄은 상태서
운전을 하며
횡계  입구까지 겨우 도착하니
바깥은 분명 훤해졌는데
여전히 앞이 안 보여
윈도 브러시를 휙 돌려보니
이런!!!!!
유리에 살얼음이 덕지덕지  덮혀지길래
아효!!!!!
그제야  
안개가 내리며  얼어 버려
앞이 안보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지금 5월이니
차 유리가 언다는 것은 상상도 못 했다.
대관령은 5월에도 언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날이었다.






영월에 도착하니 여전히 비는 내렸고,
우리는 우비를 쓰고 고사리 꺾으러 갔다.
뾰족뾰족 예쁘게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인
고사리가 제법  많이 올라와있어서, 재미있게 꺾어다
삶아서 아랫목에 널었다.








아침을 먹고,
비는 계속 내리고,
다른 일은 못한다며
산에 가자는 남편의 의견에
속으로 아싸!!!~~~~
자루하나 챙겨 들고
뒤를 따랐다.

개두릅 산

남편은 이년 전부터
산에다 개두릅과  참두릅을 심었는데,
예상외로  잘 살아서
그럴싸한 두릅산이 되어 있었다.

취나물

산에 올라가다 보니 취나물이
실하게 무더기로 크고 있었다..


나물 뜯기  좋아하는 나는
취나물을 신나게 뜯기 시작했다.

할미꽃

어랏!!!!!!
이  계절에는 귀한 할미꽃인데
딱  한송이가
"나를 보고 가세요" 라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더 올라가니 자작나무 숲이
나의 뇌를 시원하게 힐링시켜 주었다.
이  산에 물이 나온다면
도로를 내어
힐링숲을 만들면
제격일 텐데 라며
대화가 오고 갔다.

비 맞은 취나물

취나물이  이틀간  비를 흠뻑 맞고는 더  튼실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

산 아래 첫 집이라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식수로 사용할 정도로  깨끗하고,
흘러가는 물을
공짜로 여유 있게 쓰고  있다.

우리 산에 자연으로 올라온
취나물을 원 없이  뜯었다.
그동안 날씨가 썰렁했기에
쇠지 않아 뜯을 수 있는 거지
예전 같은  날씨라면,
취나물이 뻣뻣해서
뜯을 생각도 안 했을 것이다.



교회 갈 시간이 되어
남편과 영월 흥월리교회 가서 예배드리고,
정인석목사님께서
어버이 주일 기념으로  예쁘고 정성 가득한
비누 한 세트씩
선물 주셔서 어린아이마냥 설레는 마음으로 감사하게 받아왔다.

어버이날 기념 비누세트


집으로 와
취나물 삶기에 몰입ㆍㆍ

나물 삶아서 헹굴 물

가마솥에다 나물을 삶으면서
커다란  대형 그릇에  취나물 헹굴 물
받는 중이다.

예쁜 색으로 잘 삶겨진 취나물


가마솥에다  삶으니
예쁜 색으로 잘 삼겨졌다.
자연산 취나물의  향이
진동을 한다.

산속에 진흙이  신발에 털썩 붙어 우리 집으로 따라와서,
물소리 들으며
흥겹게 신발을 씻어 진흙을 보내주었다.
씻는 내내  콧노래가
자동,

공짜 취나물에
공짜 자연수에
공짜로 삶기까지





오다가  친정 엄마사시는
평창군 방림에 들려
엄마 머리카락을 정리해 드렸는데
울 엄마 경끼하시는 목소리로
"어머 야라!!!  내 머리카락이 허예졌다야"


울 엄마 82세신데
염색 한번 안 하신 머리카락이
까맣고
가끔 흰색이 보이고,
사위는 염색 안 하면
서리가 확 내렸는데,
울 엄마는 본인에 연세를 잊고 사시는 듯 ㅋㅋㅋㆍㆍㆍ

친정엄마 머리카락 커트한 증거물

울 엄마는 내 머리카락보다
숱도 많고, 색도 훨씬 검은색이시다.

엄마집에서 두런두런 대화를 하다
강릉으로 출발했다.

비 그친 대관령의
소나무들은 새파란 원색으로
깨끗하였고,
앞도 잘 보여
무사히 도착했다


저녁반찬은 취나물에 들기름 넣고
하와이 소금 넣고
조물조물  끝내주는 취나물 무침,
그리고
아들이 만든  갈비찜으로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감사합니다.






취나물에 취하고
고사리에 반한
강릉 이상순올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