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잡는 이상순

화장실과 사과들고 대기하는 찐사랑 치매어르신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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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과 사과들고 대기하는 찐사랑 치매어르신

희망나눔 강릉 이상순 2023. 5. 25.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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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한쪽 들고 나를 기다리시는 치매어르신.


프로그램으로
어르신들과
체조하느라
한 시간 땀 흠뻑 흘리고,
다음 수업을 위해
나오다가
작은집 들릴까?  말까?
망설이다
화장실에  들렸다.



앗!!!!!  
그래
화장실 관련해 글을 써야겠다.
유럽 여행 시
공중화장실이 잘 안 보여서,
같이 여행 간 딸도 나도
애간장이 쭐떡 녹았었다.

체코에서 겨우 찾아간 커피숍화장실 노크를 했는데, 외국인이 노크 소리를 못 듣고,
난 훅 열어젖히고,
외국인은  쏼라쏼라~~~
난 아임쏘리 반복하고
커피도 덜 마신 딸보고
"야 가자"
우리 모녀  후다닥 탈출.
딸애는
"엄마 왜? 빨리 가는 거야?"
나는 급한 발걸음을 옮기며
그대로 전하니
키득키득 웃으며
"어쩐지  ㅋㅋㅋㆍㆍ"

여행지에서 다른 건  빗장을 걸더라도 화장실은 개방해야 한다.
안 하면?
어디선가 어차피  배설을 할 수밖에ㆍㆍ

호미로 막을걸 가래로 막는 일이 발생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니
명승지를 가면
노상방뇨의 흔적과
암모니아 향이  코 끝을  찌릿, 정말 불쾌했었다는 ㆍㆍ
그리고  화장실이  있더라도
천 원가량 받는 것을
보고  난 이후로는,
우리나라 대한민국 화장실은 눈만 돌림 있고, 거기에다 공짜인데, 부자나라 유럽이 살짝  쩨쩨해 보였다.

유럽을  다녀온 이후,
우리나라 어디서든
화장실이  보이면,
일단 잘 계시는지
문안차 꼭 들린다는 ㅋㅋㆍㆍ

"외국인들  한국 오면 화장실 출입 시 입장료 꼭 받아야  해"
라며
슬그머니 울화가  치밀었던 기억이 난다.

역시 아시아 대한민국은
사람 살기  최고인 나라다.
단, 살고 있는  우리가  못 느끼는 것일 뿐  ㅋㅋㅋㆍㆍㆍ

오늘  화장실에서  바닥을 응시하며  나오는데,
앞이  깜깜해서 고개 드니
치매어르신 한 분이
사과 한쪽을 들고
나를 기다리고 계시며

"우리 운동시키느라 목말랐을 건데  이 사과 한쪽이라도 씹어보우"

이 계절에 흔한 사과는 아닌데,  집에서 싸 오신 것도  아닐 건데, 아마도  주방에서  
나를 주시려고  들고  오신 듯,
치매가  있으셔도
누군가를 챙기시려는  찐사랑의 고운
마음씨를 가지신,
어르신께 무한 감사를 느꼈다.

사실 화장실 앞에서 사과를 입에 넣고 싶지는 않았으나,
내가 먹어야 어르신께서 기뻐하실 일이니,
공손하게  인사를 드리고
사과를 입에 물고
어설픈 발음으로
"어르신  최고래요 엄지 척!!!"
나는  치매어르신까지도 사랑해 주시는
사랑 듬뿍 받는  치매강사다^^;;





감사합니다.





치매어르신 찐사랑에
화장실 앞에서,
사과 먹고 감동받은
강릉  이상순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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