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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함께 살던 추억, 홀로 남은 애틋한 그리움과 반가움이 머문 자리 본문

살아가는 이야기

아내와 함께 살던 추억, 홀로 남은 애틋한 그리움과 반가움이 머문 자리

희망나눔 강릉 이상순 2024. 11. 22.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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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 한 마당을 사이에 두고 두 가정이 함께 살았습니다. 그 시절에는 두 집 모두 부모님께서 생존해 계셨지만, 지금은 우리 아버지와 옆집 아주머니께서 이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우리 아버지께서는 28년 전에 세상을 떠나셨고, 옆집 아주머니께서는 7년 전에 작별하셨습니다.

어머니와 동생과 옆집이  이사한 곳을
찾아가는데,
들어가는 입구를  몰라서
헤매며 겨우 찾아
집 앞에서 "어르신, 어르신"


"아이고 이게 누구요" 하시며
엄청 반기시며
집안으로 들어오라고 하셨습니다.


한마당에서  같이  살 때는, 봉근 엄마도
우리 아버지도
생존해 계실 때니
그때가 좋았다고들 하셨지요.

봉근 아버님께서는 돌아가신 봉근 어머님을 그리워하시며
술을 한 박스 사 두고는,
한 병씩 들고
수시로 산소를 찾으신다고,
"살아있을 때 못 해준 게 마음이 아프고, 집 사람이 없으니 자식들 한태 서운한 게 많아져요"라고


친정엄마는
"나도 영감이 살았을 때가
행복했지요" 라며
아버지를 그리워하시는 자리가 되었지요.

동생은 중학교 때 대화중을 다니고, 춘천고로 간  이후 대학교에 이어 결혼을 하고 캐나다 국민이 되었으니
35년? 만에 상봉이라
오랜만의 만남을 무척 반가워하시며 따뜻하게 맞아주셨습니다.

아저씨  혼자 사시는데
이렇게 수세미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사셨습니다.

친정엄마와 아저씨는 옛 추억을 이야기하시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대낮부터 소주잔을 기울이셨습니다.

저는 두 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청소기를 돌리고 밀대를 밀며 집안을 정리했지요.

아내분의 빈자리, 남편의 빈자리가 얼마나 크고 힘드실지 생각하니, 마음 한편이 아려왔습니다.

우리는 영월로 가야 해서 집을 나서는데, 아저씨께서 "이렇게 찾아와 줘서 정말 고맙다"며 거듭 인사를 하셨습니다.

부부가 함께 살다가 한 사람이 떠나면, 남겨진 사람이 느끼는 허전함과 힘겨움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알 수 없겠지요.
옆집 어르신,
우리 엄마
그리움은 줄이시고
자식들과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오전은 동생이 운전했는데?
음주로 나는 기사가 되어 영월 "최영골 펜션"에 도착하니, 친정엄마께서는 빈속에 술을 드셔서 더 취하셨다고, 동생 역시 빈속에 술을 마신 탓에
쉬어야겠다고^^;;

이 추운 날에 "최영골 구들짱 펜션"
절절 끓는  방 안에서
두  분이 땀 흘리며
주무셨고,
비음주자인 저는 북어국을 끓여 술국을 대접했습니다.


이제 강릉으로 돌아오니
그 뜨겁던
"최영골구들짱 펜션"이 생각나네요.
겨울에는 뜨거운  방이 최고인데
이 겨울 어찌 견뎌야 하나^^;;




그리움과 반가움이 머문 자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강릉 이상순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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