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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치매예방 전문강사/치매 환자 기록 (62)
치매잡는 이상순
이 세상 살아오시는 동안 본인보다 가족을 먼저 보살폈던 어르신 밥 상 차릴 시간만 되면 "저 위에 아버지 밥은?" (남편 칭함) 또는 " 아버지가 집에 계시나?"(이러실 때는 친정아버지를 칭함) "볼일 있어 어디 다녀오신댔어요"라고 임시방편 대답을 하면 "노인이 무슨 볼 일이 있겠어 무슨 사달이 난 거지 엄마랑 싸웠나?" 이때부터 한숨이 시작되신다 친정 집 걱정에ㆍㆍㆍ "자식은 키워야 소용없어 시집오니 부모님 건사도 안 하잖아 " 어르신에 친정 부모님께서는 계신다면 100세가 넘으실 텐데 ㆍㆍ 치매로 지나간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서 사신다
요즈음 살짝살짝 기억을 되찾으시는 어르신!!!!! 오늘은 어느 정도의 기억을 하시는가 하고 아침 시장에서 사다가 화단에 묻어둔 대파와 그 옆에 서너 포기 키우고 있는 고추 따 오시는 과제를 내 보았다 "어르신, 대파 두 뿌리랑 고추 두 개를 따 오실 수 있으시죠? " 과제를 내면서 어르신 표정을 살펴보니 그까짓 것 당연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시며 문 밖으로 나가시길래 대문 열고 동네 밖으로 나가시면 뒤따라 이동해야 해서 창문으로 빼꼼히 어르신께 시선을 맞추고 보니 여기저기 헤매지도 않으시고 대파 두 뿌리 뽑으시더니 뿌리를 잘라 흙에 던지시고 고추를 쳐다보시며 다가가셔서 두 개를 따서는 그대로 나에게 오고 계셨다 지난번에는 대파를 뽑아 오실 수 있으시냐니 대답은 자신만만하게 하시고는 깻잎을 따 오셨..
지금 시각 아침 4시 58분 치매가 있으신 어르신께서 침대에서 살짝 높으신 억양으로 밖에 있는 나에게 "아버지 왔나?" (어르신 남편) 오늘 아침, 내가 며느리로 보이시나 보다 질병으로 사망하신 지가 좀 되었다고 들었는데 어르신은 기억이 안되시니 수시로 남편을 거론하시며 "아버지 밥 드셨나?" "연락은 왔나?" "어디 가서 술 실컷 마시고 있나 왜 안 오나?" "또 그 집 갔네 아이고, 무슨 술을 그리 많이 마시나 큰 일이야" 늘 걱정 속에 세월을 보내시는 일명 "걱정 마님"이시다 그렇다고 사실대로 천국에 가셨다고 알려 드릴 수도 없고ㆍㆍ 순간 충격받으시면 슬퍼하시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가 없으니 갑자기 날아오는 질문에 난 즉석에서 대답 제조기를 가동해야 한다 가동할 때는 나의 해마가 번개만큼 번뜩이어야 ..
주간보호센터를 가시려고 나가시던 어르신이 슬리퍼를 신으시고 가방을 옆에 놓고 청소기 먼지통을 집어 드시더니 계속 이쪽저쪽 번갈아가며 주물럭 거리시다 돌리시다 만지작만지작 거리시며 안 열려서 애쓰시기에 날씨가 흐려서 그 님이 오셨나? 갸우뚱거리며 "어르신 청소기 머리통은 왜 만지시는데요?" 어르신 말씀이 "이 청소기 안에 쌓인 먼지를 빼려니 안 열려 " "어르신 이리 줘 보셔요 제가 한번 열어 볼게요" 치매가 있으셔서 아무것도 안되던 어르신이 청소기 먼지통을 열어 먼지를 제거하시려는 것은 증상이 많이 좋아지신 것으로 보인다.
조석으로 날씨가 썰렁하길래 감자 듬뿍 넣고 양파 양배추 사골육수를 넣고 된장국? 된장찌개?를 끓이는 중에 치매 있으신 어르신이 밤 한알을 들고 오시더니 가스레인지 앞에다 끼여놓으시며 밤 구워지라고 놓은 거야 된장국이 다 끓을 때까지 밤은 익을 생각도 안 하고 가스레인지 앞에서 나 잡아봐라 자세로 버티고 있었다.
주무시나 했더니 궁시렁 궁시렁 소리가 들려 가 보니 어르신께서 "아이 18 온 전신이 때겁고 아픈데 생리까지 터지고 g랄이야" 헐, 이런 일이 있다니 "어르신 이제 생리 안 하셔요 걱정하지 마셔요" "아니야 지금 생리 터져서 속옷 다 갈아입어야 해" 펜티에 오버나이트를 붙이고 계셨다 나는 다시 팬티 기저귀를 입혀드리고 주무시게 하고 나와 이 사연 잊을까 얼른 글 올리는 중이다
영월에서 남편이 주말 농사로 옥수수를 키웠는데 통은 작으나 진짜 찰지고 맛있기에 옥수수 좋아하시는 어르신께 드리려고 싸다 보니 옆에 찐 밤이 보여 봉지에 담고 호도와 블루베리 사과 썰어 넣고 무가당 요플레에 꿀 첨가하여 섞어서 한통 담아 가져와 저녁 대신드렸다 어르신은 "어디서 가져왔냐" 저는 남편이 주말농사지은 거라 하면 어르신 뇌에서는 내가 며느리로 보이시니 당신 아들 각시가 다른데 남편이 있는 걸로 생각하시고 "우리 아들은 어떡하나?"라고 걱정하실 거라 "친정집서 가져왔어요"라고 얼버무렸더니 어르신 말씀이 "친정집에 뭐 좀 보내야 되겠다" ^^ 내가 내곡동 사니까 "내곡동 사돈 만나러 가야 하는데"라고 하셨다 치매가 있으신데 내가 며느리로 보이는 게 천만다행이지 안 좋은 사람으로 보였음 큰 일 날뻔..
노인 주간보호 센터에서 만드셨다고 식탁 위에 올려놓으시며 "이 주머이를 맹글어 들고 경포바다 푹신한 모레 위를 얼마나 돌아 뎅겠는지 다리몽데이가 아프장가" -강릉사투리 번역판 " 이 지갑을 만들어 들고 경포바다 푹신한 모레 위를 얼마나 돌아다녔는지 다리가 아프잖아" 구수한 강릉사투리로 말씀하시는데 듣는 것 만도 즐거웠다 주간보호에서 경포바다 나가지도 않았는데 어르신은 치매가 있으셔서 바다를 온종일 걷다가 오신 걸로 말씀하셨다
포남동 강릉여고 부근에 위치한 아침(새벽) 시장을 갔다가 가지가 눈에 쏙 들어오길래 2,000원어치를 샀는데 가지 모양이 가지라기보다는 순대 모양에 더 가까웠다 저녁시간 가지를 보신 어르신이 냉큼 한 개를 꺼내시더니 "언니 이것 좀 봐" "앗! 어르신 그게 뭐예요?" 어르신 너무 웃으시느라 대답도 못 하시고 웃으시기만 하셨고 어르신 모습 바라보는 나도 웃음보가 터져 둘이 마주 보고 원 없이 웃었다 하하하 ㆍㆍ 어르신 조만간 기억이 돌아오시려나 보다 장난기 발동한 어르신 엄청 귀여우시다 어르신 치매에서 벗어나 남은 여생은 행복하세요^^
지금 새벽 4시 35분 어르신이 갑자기 내 방을 열어젖히며 "아 안 들어왔나?" 듣는 순간 "아"라고 하면 어르신 입장에서 아들과 손주가 있는데 누구를 칭하셨는지 판단이 안된다 손주를 칭하신 거면 "자고 있어요"가 맞고 어르신 아들을 칭하신 거면 "일할 곳이 멀어서 일찍 일 갔어요" 또는 "어제 일을 늦게 까지 해 그곳에서 자고 일 마저 하고 온댔어요" 라고 말씀드리면 어르신은 고개 끄덕이시며 방으로 들어가시는데 갑자기 "아"라고 하시면 순간 멘붕이 온다 그런데 내가 자는 방을 살피시며 "아"를 찾으시니 분명 아들을 칭하심이었음 눈치로 "아, 어제 일이 늦어져 거기서 자고 오늘 일 마치고 온댔어요" 치매어르신의 질문에 대답을 잘해야 순간 모면한다 노란 장미꽃(본문과는 상관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