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강릉여성의용소방대
- 친정엄마
- 혈관성치매
- 뇌건강
- 인지건강
- 치매예방
- 치매
- 강릉시
- 주간보호
- 회갑여행
- 경포마라톤
- 옥수수
- 대관령
- 요양원
- 홍제동
- 강릉
- 치매어르신
- 자원봉사
- 이상순 인지교육원
- 강릉소방서
- 강릉천사운동본부
- 시립복지원
- 복지관
- 치매예방수업
- 강릉 천사운동본부
- 숟타
- 평창
- 뇌건강 내건강
- 노인복지관
- 혈관성 치매
- Today
- Total
목록치매예방 전문강사/치매 환자 기록 (62)
치매잡는 이상순
오늘 강릉 THE 해드림 치매인식센터 스터디에서 다음 주 미술 수업에 대비하여 꽃 바구니를 만들었다. 투박한 내 손은 미술을 거부하기 직전 ㅠ 그러나 꽃 바구니가 예쁘니 나도 모르게 진지모드로 실패를 거듭하며 반복적으로 만들다가 드디어 완성했다. 나 이상순이는 꽃 바구니를 완성하자마자 인증숏을 찍었다. 음하하하 ㆍㆍㆍ 기특한 나를 칭찬했다 하하하ㆍㆍ 박연희 센터장님의 보라 꽃바구니 오늘 모인 강사님들의 꽃바구니 모아서 한 장 찍었다. 한꺼번에 모아두니 누가 만든 건지 구분이 안되지만 암튼 다들 솜씨 최고다. "우리 내일은 강릉 중앙시장에 꽃 바구니 판매하러 갈까요? ㅋ" 김민주선생님의 바구니 예뻐요 예뻐.^^ 솜씨 지깁니다요.^^♡ 이 꽃바구니 만드시며 행복해하실 어르신들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어..
주간보호 다녀오신 어르신께서 가방에서 주섬주섬 무엇인가 꺼내셨다. 하얀 종이봉지를 꺼내시며 흐뭇해하시기에 뻔히 쳐다보니 어르신 종이봉투를 전자레인지에 쑥 집어넣으신다. 나는 벌떡 일어나며 "어머!!! 어르신 종이를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불나요 잠시만요~~~" 다행히 조리시작 버튼을 누르지 않으셨길 다행이지 불날 뻔했다. 꺼내 보니 통 팥 붕어빵 두 마리가 "쨔쟌!!! 저 여기 있어요" 한다. 접시에 담아 살짝 돌려놓으니 금방 갓 구운 붕어빵으로 변신 어르신은 한 마리 덜렁 들어 나부터 주셨다. 어르신은 먹거리 앞에서 항상 나부터 챙기시는 정말 인정 많은 어르신이다. "이 붕어빵 맛있지? 다음에 또 사 줄게 참 맛있다" 어르신은 소녀처럼 달달한 미소를 지으시며 맛나게 드셨다. ㆍ ㆍ ㆍ ㆍ ㆍ 한참 이런저런..
2022년 설 다음날 양로원에 수업을 가서 설날 유래에 대해 말씀드리며 "어르신들 설날에 떡국 많이 드셨나요?" 이때 김어르신께서 "떡국은 먼 떡국? 떡국 구경도 못했는데 ㆍㆍ" 이 말씀 이후로는 입이 실룩실룩 하시더니 짜증을 내시며 정말 찡그린 인상으로 고개를 숙이고 계셨었다. 이럴 때 나는 수업을 중단하고 저 어르신을 달래 드려야 하는 게 우선인지, 아님 다른 어르신들과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건지 머릿속은 지진이 일어난다. 그 당시 떡국인사는 괜히 했나? 혼자 갸우뚱거렸었다. ㆍ ㆍ ㆍ ㆍ 그리고 까마득히 잊고 있다가 오늘이 동지라고 지인들이 동지 사진을 보내오는 것을 보다가 문득 설날에 떡국 못 드셨던 어르신 생각에 "그래 마침 팥과 찹쌀이 있으니 팥죽을 쑤어 오늘 수업 가는 양로원 어르신들께 전달..
오늘은 주간보호센터에서 풍선아트를 하셨나 보다. 옆에 어르신들 풍선아트까지 한 보따리 들고 오셔서는 하나 쑤욱 꺼내시더니 "코코 야 일루와 봐" 하루 종일 집에 혼자 들어앉아 사람만 기다린 코코는 쪼르르~~~~ 어르신 앞에 큰 절 하듯 엎드린다. 풍선아트를 코코 목에다 냉큼 걸어놓으니 코코는 어색한지 머리를 흔들며 벗겨내려고, 치뛰고 내뛰고 빙빙돌고, 낑낑거리기까지ㆍㆍ 그러나 그런 행동도 잠시, 차츰 익숙해져 꼬리를 흔들며 어르신 품에 안기어 평온한 몸짓으로 귀염을 떨고 있었다. 어르신은 그러는 코코 모습 보시며 목젖이 보이도록 손뼉 치며 좋아하셨다. ㆍ ㆍ ㆍ 치매어르신 가정에는 반려동물 키우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수시로 개를 부르시며 개와 대화도 하시고, 개 소변 대변 해결 위해 같이 화장..
오후 5시 30분에 집에 오셔서 잠시 계시더니 가방을 다시 짊어지고 나가시며, "나 학교 간다" (여기서 학교는 주간보호센터) 지금 저녁시간이니 씻고 양치하고 쉬시라니 "야가 무슨 소리나? 시방 아침이지 무슨 저녁이야?" 어르신은 내 말은 듣지도 않고 가방을 짊어진 채로 바깥을 나가신다. 밖에 날씨는 영하의 날씨로 엄청 추운데 어디로 가시겠다는 건지 살살 달래서 집으로 들어오시게 했다. 잠시 앉아 쉬시더니 "엄마, 아버지는 어디 가셨나?" "엄마 아버지는 돌아가셨지요" 라고 하니 "아니 딸을 이렇게 낳아 다 키우지도 않고 내버려두고 돌아가실 수가 있냐?"라고 대성통곡을 하고 우신다. 나는 다시 달래 드린다. "어르신 정신이 많이 돌아오셨어요 그러니 조금만 더 돌아오시면 돼요 " 어르신 대뜸 "돌아오긴 뭐..
집 나가 헤매던 어르신의 인지가 돌아오는 중인데, 어르신 갑자기 아들 전화를 연결해 달라졌다. "야!!! 니 어데나?" "사무실에서 오늘 한 일 정리하고 있어요" "니 어떡할 거야?" "뭘요?" "여기 니 각시 있는데 또 딴살림 차렸다며? 한 지집도 못 먹여 살리면서 여편네를 또 맹글어? 정신 차려라 니 언제 철들래? 니 생각하면 천불이 난다야 " 하시며 눈물을 닦아 내신다. " 엄마 엄마 옆에 계시는 분은 내 각시가 아니고, 치매예방강사님이셔" "야가 무슨 소리 하는 거나? 아뭇소리 하지 말고 퇴근해 집으로 바로 와 양쪽 살림하다 쪽박 차지 말고ㆍㆍ" ㆍ ㆍ 주인 떠난 인지는 돌아올 때가 분명 되었는데, 어디쯤에서 방황하고 있을까? 의사 선생님 말씀이 어르신은 혈관성 치매라 시간이 지나면 회복될 수 있..
입소해 계신 어르신들께 오재미로 수업을 했다. 평상시 수업 집중이 안되시던 어르신들도 입이 바소구리가 되어 오재미 던지기와 받기를 즐겁게 하시는데, 평상시 수업을 잘하시던 전라도 무안이 고향이시고, 강릉에 딸이 있어 오시게 되었다는 박 어르신께서, 유난히 앉아 계시길 힘들어하시기에, 수업하는 내내 영 마음이 쓰였다. 수업 마치고 "어르신 어디가 가장 불편하셔요?" " 안 아픈데 없어라 다 아파 어깨도 안 좋아브러 ㆍㆍㆍ" "어르신!!!!! 제가 어깨를 만져드려도 될까요?" 어르신 커다란 눈망울로 껌벅하시며 고개를 끄덕끄덕ㆍㆍ 휠체어 앉아계신 어르신 잘못 마사지하면 아파하실까 봐 조물조물 주물러 드리니 너무 시원해하시는 탄성이 들리길래 조금 더 세게 주물러 드렸다. "오메 시원한거이 이기 무슨 일이여 어젯..
어제는 수육 해 먹자며 장을 봐 오라는 친구의 전화가 있었다. 우리 냉장고 안에서 나에게 특별 대우를 받는 고들빼기김치와 뚱딴지 김치를 쌌다. 일단 가까운 마트에서 돼지 앞다리 살 넉넉히 청양고추 양파 마늘 콜라 대파 생강을 구입하고, 네비 양을 불러 친구 집 주소를 입력하고, 나의 애마와 벗 삼아 애창곡을 빵빵하게 틀고는 부르릉~~~~~~ 룰루랄라~~^^ 춥다는 뉴스와는 달리 그다지 춥지는 않아 음악을 들으며 즐거운 드라이브로 친구 집 도착, 그런데, 수육 잘하시는 친구 어머님께서 계모임으로 부재중. 이런, 그럼 수육은 누가? 어르신의 부재로 수육 만드는 주방장 적임자는 나였다. 친구들은 가마솥단지 씻고, 물을 퍼다 담고, 불을 피우고, 나는 부엌에서 수육에 들어갈 양념 재료를 가늠하여 대형 바가지에 ..
어르신께서 미술시간에 만드신 떡호박 세 개를 가져오셨다. "이 떡호박 예쁘지? 오늘 저녁에는 이 호박 쪄 먹자!" "오잉" 스티로폼에 색지를 붙여 만든 호박을 찐다고? 어르신은 지금 밭에서 금방 딴 호박으로 생각하시는 듯하다. "우와!!! 어르신 호박을 어쩜 이렇게 잘 키우셨지요? 대단하세요. 엄지 척!! 어르신, 그런데요 금방 딴 떡호박은 맛이 없으니 며칠 숙성시킨 후 쪄 먹기로 해요. 오늘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소고기 육개장으로 저녁 진지 맛있게 드세요 " "응 그러지 뭐 알았어" 치매어르신께 살살 다독이며 말씀드리면, 그 순간이 잘 지나간다. 그런데 이 호박 정말 풀숲에서 갓 따온 호박 같다. 이튿날 주간보호센터에 가시려고 가방 챙기시며 "오늘 호박 가져오랬는데" 하시며 가방에 주섬주섬 챙겨 넣으..
어르신께서는 그림 색칠에 관심이 많으시다. 보통 치매어르신 분들은 집중이 잘 안 되시는데, 이 어르신은 주간보호 다녀오시면, 옆 어르신들 색칠한 그림까지 한 보따리 모아 오셔서, 거실 바닥이나 식탁 위에 쭉 깔아 놓으시고, "봐봐 이 그림 엄청 이쁘지?. 이게 더 이쁘나? 이것은 어때? 이것도 이쁘지? 색칠 다 한 게 이뻐? 색칠 덜 한 게 이뻐? 이 새는 무슨 새 일까?" 질문이 한꺼번에 무더기로 막 날아온다. 어르신과 저녁 내내 그림을 보며,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잘 시간이 훌쩍 지날 때가 많다. 얼마나 다행인가? 집중할 무엇인가 있다는 것이 잠시도 아니고, 한 시간 이상은 집중하시는 듯 ㆍㆍ 잠자리를 봐 드리고 한참 잔 것 같은데, 잠결에 숨 쉬기가 으윽ㆍㆍㆍ 찌른내가 심해도 너무 심했다. 코를 붙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