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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나중엔

희망나눔 강릉 이상순 2008. 3. 8.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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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전  세계 쇼트트랙 스케이트 대회에 정문 문지기였습니다.
어제와 비슷한 일은 이어졌습니다.
 
시민들은 1층으로 입장시켜주십시요.
 
(1층은 외국인들이 자기나라로 직접 방송을 보냄,
또는 선수따라온 코치, 감독, 심판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국인 출입금지, 단 관계자만 가능, 아이디카드착용자만))
 
아이디 카드 없으시면 2층으로 입장하셔야 합니다.
 
 
첫날부터 아이디 카드를 바지 허리춤에다 묶고 다니는 30대의 외국인에게
"please neck..."  으로 목에 걸고 다니게 했고
카드를 목에 걸긴했으나 잠바속에 넣고 다니는 외국인에게는
"please out side... 로  밖으로 보이게 했습니다.
짧은 단어로 언어소통은 되드라구요.
 
문지기로서 열심히 연설하여  2층에서 경기관람하게 하고 있는데
전화벨소리가 " 띠리리리~~~~~~~~~~♬.."
어제 구경오셨던 장애어르신께서 어제 드린 명함으로 전화를 하셨습니다.
 
"아이고 젊은이 어제 참 고마웠소"
 
어르신 오늘 구경오세요~~~~~
 
"내가 가면 힘들잖수"
 
이런 스릴 넘치는 경기는
또 보시기 어려우니 얼른오세요.
 
"네 그럼   갈테니 도와주소"
.
.
(어제는 모노 리프트를 작동하는걸 몰라서 운전하시는 분을 찾아 다녔는데
오늘은 제가 직접 배웠습니다.
돈 안들이고 배웠으니 확실한 수확을 얻었지요? ^&^)
 
그런데............ㅜ.ㅜ
조금전만해도 작동되던 리프트가 부동자세...
강릉시 학동에 " 18전투비행단" 여러분들한테
휠췌어를 들고 이동해 주십사 부탁을 하니
4명의 군인분께서 흔퀘히 승낙...^^ 
 이곳을 통해 감사드립니다.
 
다시 점검하니  작동되드라구요.
아마도 제가 기계를 오동작 했나 봅니다.
 
잠시 후
 휠췌어 탄, 20대 청년이 아버지의 도움으로 들어오셨습니다.
아버님은 불편한 아들이 감기라도 걸릴세라
목도리로 목을 감싸 주셨습니다.
자식 사랑하시는 아버님의 깊은 사랑에 가슴이 따뜻했습니다.
참으로 뵙기 좋은 풍경이였습니다^^&
모노리프트에 휠췌어를 싣고 2층 관람석까지 안내해 드리고,내려오니
 
또 다른 60대 어르신이 휠췌어를 타고 들어오시기에
리프트를 작동하여 이동하시는데 도와드리고
돌아서니, 꼬마어린이도 몸이 불편한 채 휠췌어로...꼬마는 껴안고 올라갔습니다.
리프트가 너무 천천히 움직여서 다른 시민들이 이용하는 계단을 막으면
엄청 불편을 호소할 정도였습니다.
 
어제 그 어르신이 오셨습니다.
다시 리프트를 작동...
휠췌어를 끌고 관람석으로 들어가니
겹겹이 사람으로 둘러쌓여서 휠췌어가 굴러갈 길이 없길래
"죄송합니다~~~~~조금만 비켜주시겠습니까?~~~죄송합니다~~~~~~"
겨우 겨우 자리를 잡아드리고 내려와
정문 문지기하러 왔는데
 
아이디카드 없는 두분이(사복차림) 1층 입장을 원하셨습니다.
"아이디카드가 없으신 분은 입장안됩니다"
두분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밀어부치기로 들어가는거였지요.
저는 막았구요.
그런데 한분 가슴에 아이디카드 줄이 보였습니다.
"어머나 아이디카드 있으시네요 밖으로  걸고 가셔요, 카드 없으신 분은 못 들어갑니다"
카드 없는 분 왈, " 아이디카드 사무실에 두고왔네요" .....
제가 말하는중인데 두사람은 휭하니 들어가버렸습니다.
 
한 시간 후~~~~
안에서 나오는 사람이 눈에 쌍심지를 키고는 저를 쳐다보면서 왈,
"아줌마 뭐야?"
"봉사잔데요"
"나 여기 총괄 관리하는 경찰이야, 그런데, 나를 못 들어가게 해?"
"아니 제가 댁을 첨 보았는데, 경찰인지 시민인지 어찌압니까?
사복입었는데 표시가 나는것도 아닌데......저야 봉사자로서 아이디카드 없는분은
입장 시키지말라는 보고를 받았기에 그대로 했을뿐입니다"
 
그분은 제가 말씀을 드리는 가운데에도 화가 난다는듯....
 
그분은 어디론가 가시고
이제 제가 화가 머리끝까지 오르는겁니다.
 
저 분명히 잘못한게 없었기에...
 
제가 카드없는 두분과 말이 오갈 때 뒤에서 모든걸 본 여경한태 말했습니다.
"제가 뭐를 잘못한거지요? 그분들이 경찰복을 입은것도 아니고, 저한태 경찰증을
보인것도 아니고, 아이디 카드가 없으니 입장을 거부한건데, 왜 제가 부당한 대접을 받아야하지요?"
 
여경왈, "아주머니 말씀이 맞습니다..경찰은 죄인들을 다루다보니 말투가 그래요...."
 
"아니 그럼 제가 죄인입니까?
 
연세 좀 지긋한 경찰분을 만나서 이차저차...모두 말씀드렸지요.
 
"국민있고 경찰있지 경찰있고 국민있습니까? 아무리 경찰이 권력이 있다지만
때와 장소를 가려야지, 오늘은 세계 대회에 봉사하러 온건데.. 
되구말구 공권력 남용하시면 되시겠습니까?
저는 분명히 잘못한게 없고, 보고 받은데로 일처리했는데
잘못은 경찰쪽에서 하시고는 저를 왜 개무시합니까?
봉사자는 경찰한테 이렇게 깔아 뭉게져도 되는겁니까?
 
.
.
 한참후~~~
그  경찰분이 오시드만
화해하러 오셨다고......
화해하러 오셨는데 서로 풀었지요.
풀고는 제가 경찰분께  퍽 ㅎㅎ....물론 서로 풀었기에 ....
그러고는 "아까는 @@ @@ 싶었습니다"라고  ㅎㅎ...
그 정도로 제가 기분이 나빳다고 ㅎㅎ..
 
화해 도중
경찰분이 저를 기억하시드라구요
"2007년 춘천 유소년 축구시합때 아들이 강릉fc로 축구하러 갔을때
심판하는걸 보았노라" 고 ㅎㅎ...
 
 
경찰분이 어디든 무사통과하다가 민간인인 제가 입장 거부하니
기분은 많이 상하셨겠지요 ㅎㅎ...
정문문지기 교육도 외국인보호를 위하여 잘 하라고 경찰쪽에서 지시한건데..쩝...ㅜ.ㅜ
 
.
.
 
경기가 마쳐지고 올라가신 휠췌어 주인공을 모시러 올라갔습니다.
수많은 인파에 밀려서 한참 기다려
다들 나가신 후 리프트를 이용해서 집으로 가시게 도와 드렸습니다.
저의 작은 베품으로 기뻐하시는 모습에서
전 오늘 하루 살아옴에 행복합니다.
 
추신 : 나이를 먹으니 배짱도 부어 오르나봅니다 ㅎㅎ...경찰하고 대립도 하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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