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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이 밥을 먹어?

희망나눔 강릉 이상순 2022. 11. 1.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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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 저녁을 먹고, 어르신과 TV 시청하다가, 오늘 아침밥 쌀을 씻어 두려고 물을 붓는 중에 전화벨이
"날 보러 와요 날 보러 와요" 하며 계속 올리고 있었다.
쌀을 마저 씻고 전화를 내가 걸까? 전화부터 받을까? 망설이다가

내일 아침밥 쌀이니 시간도 넉넉하고 전화부터 받아야지 (급한 전화일 수도 있으니......)
전화를 받고, 돌아서는데 벌써 가스레인지 위에 밥 솥이 올라가서 나보고 "까꿍" 한다.
"어머야라!!!
우와!!!
우리 어르신이 그새(그 사이) 쌀을 쌔서 (씻어서- 강릉사투리) 밥을 하시는 거예요?
이제 기억이 돌아오셔서 정말 잘 되셨어요"
어르신은 내가 칭찬을 해 드리니 얼굴이 활짝 꽃을 피우신다.
둘이 하하호호 웃다 보니

압력밥솥은 금세(지금 바로) 치익치익 소리를 내며 밥이 완성되었다고 알려준다.
잡곡을 넣었기에 불렸다가 아침에 밥을 하려던 것인데, 이미 밥을 하셨으니....
어르신과 같이 밥을 퍼서 보온밥솥에 넣으려고 뚜껑을 열다가

헉!!! 기가 딱 막혔다.
에구머니나 이 일을 어쩐대?
내가 쌀을 씻으려고 물 붓다가 그냥 둔 것
잡곡을 위에 부었는데, 그대로 뚜껑을 덮어서
가스레인지 불 점화를 하신 거였다.

씻지 않은 쌀로 지은 밥??????
이 밥을 먹어? 말어? 진짜 갈등이 치 뛰고 내 뛰고, 버리기는 아깝고, 먹기는 찝찝하고,
와!!!!! 이놈의 치매, 여러 사람 애 먹이는데 한수 하는구나.

"치매야, 내가 좋게 말한다 이 지구상에서 떠나라
가라~ 가라~ 치매야 가라
너네 집이 어딘지 어서 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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