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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잡는 이상순 인지교육원
[치매]자장면과 코코(개) 드라이 본문
주간보호를 같이 다니시는
이웃에 사시는 최 어르신과
송영 차에서 내리시며
"엄마 우리 자장면
먹으러 가"
(이 어르신은 이웃집
최 어르신을
늘 "엄마"라 부르신다.
친엄마로 보이시는 건지
편하게 엄마로 부르시는 건지
사실 판단이 안된다)
내 양손으로 두 어르신 손을 잡고, 집 앞 중국집을 향해 걸어가며
"어르신들 자장면 드실 돈은 있으세요?"
두 어르신은
"돈 업싸"를 동시에
자신만만하게 외치셨다.
"어르신들, 돈도 없으면서 자장면 드시려고요?"
이 어르신
나를 쳐다보시며
"우리 며느리가 자장면 사라"
난 오늘도 어르신 며느리가 됐다.
중국집 문을 열고 들어가며, 자장면을 주문하면서
"여기 어르신들 자장면 주세요 자장면 값은
어르신들 남아서 설거지하신대요ㅋ" 하며
장난치니,
어르신들이 방글방글 웃으시며
"설거지야 평생 한 건데 잘하재 하하하 ㆍㆍ"
그런데, 갑자기
돌발상황 발생, 자장면이 나오면 드셔야 하는데,
최 어르신이 드시지도 않으시고는
순간 화를 버럭 내시며,
"우리 ㅅㅎ 부엌에서 일하는 그 키 크고 말라 비틀어진 놀갱이 같은 지즈바가 내 허벅지 안쪽 주머니에 넣어둔 54,000원을 가져갔잖아
난 그 지즈바한태 며칠째 돈을 털린다니
날 잡아서 혼꾸영을 내 줄라고 벼르고 이싸"
이 어르신 왈
"아니 형님은 그리 둔해요
허벅지 안쪽 주머니에 손이 들어오는 것도 몰랐수?
손을 꼬집어 주지 가만 뒀단 말이오?"
(자장면 집 오실때는 "엄마"
지금은 "형님"으로 호칭이 변경되심)
두 어르신이 자장면이 나왔는데
드시지는 않으시고
갑자기 치매 그 고약한 분이랑 한 팀 되어
눈에 불을 밝히시고는
입술에 힘을 줘가며
얼굴은 상기된 채로
이상한 대화만 오고 갔다.
이 상황을 어떻게 모면해야 할지
그냥 이대로 있다가는
자장면을 먹기는커녕
구경만 하고
치매랑 전쟁을 치러야 될 판이었다.
순간 나는 장난꾸러기로 돌변하여
"아이고 배고파라
왜 이리 배 고프지?
어르신들 자장면 안 드신다고요?
제가 다 먹으라고요?
아이 좋아라 감사합니다."
젓가락으로 자장면을 막 휘저으며
"우와 자장면이 너무 맛나겠어요.
우리 예쁜 어르신들 자장면 불어요 어서 드셔요.
안 드심, 제가 싹 먹을기래요.
제 배가 엄청 크거든요 "라고
설레발을 쳐대니
두 어르신들이
자장면을 물끄러미 바라보시더니
늦은 움직임으로
앉으셔서
"자장면을 드시며
오랜만에 자장면 먹으니 맛있네"
두 어르신 다 드신 후
모시고 나와
최 어르신 집에 들어가시게 하고
이 어르신 집으로 모시고 와
약을 드시게 하고
쉬시게 했는데
어르신께서
코코(개) 목욕시키시겠다고
"코코 야!!!! 코코 야!!!! 목욕하게 나와"
코코는 나이가 많은 개라
사람 말귀를 다 알아듣는다.
어슬렁어슬렁 호랑이 걸음으로 나온 코코는
어르신 옆으로 걸어갔다.
코코를 목욕탕에 데리고 들어가셔서,
사람 쓰는 세숫대야에 코코를 집어넣으니,
코코는 세숫대야 난간에 두 앞 발을 걸치고, 의젓하게 서서,
주인 할머니의
사랑스러운 손길로 목욕을 하고,
사람 쓰는 수건으로
코코의 몸은 닦여졌다.
"개 수건은 따로 쓰셔야 하지 않겠어요?"
어르신은
"사람이랑 같이 사니
사람 물건 같이 써도 되는 거야."
나 할 말 없다 ㅎ
어르신은 코코 추워 감기 걸린다고 드라이로 털을 말려주셨지만,
정작 코코의
표정은 드라이가 뜨거우니
피하고 싶어 보여
"어르신 코코가 뜨겁다고 드라이하기 싫다는데요?"
"그래 코코가 너한테 뜨겁다고 했다고 그럼 그만하자"
그러시고 5분이 지났을까?
"코코 야 코코 야
할미 한태 와
드라이하자"
코코는 다시 드라이기의 뜨거움에 긴장한 모습으로
납작 엎드려
드라이가 빨리 끝나길 바라고
나는 다시 어르신께
"어르신 코코가 너무 뜨겁다니 드라이 그만하세요"
어르신은 혈관성 치매라
점점 좋아지고 계시고,
예전에는 그 어떤 말도
통하지 않았고,
어르신은 무조건 직진하시는 타입이셨는데
이제는 대화가 조금은 통한다.
많이 좋아지셨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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