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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비상금과 동전

희망나눔 강릉 이상순 2022. 11. 16.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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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보호 가실 때
또는 시내 나가실 때는
항상
장롱 속을 뒤지신다.



왜 이렇게 장롱을 뒤지시냐고 물어보면
"밖에 나가면서 돈이 없음 불안해서 비상금을 가지고 나가야 해"

치매가 심하실 때나
지금 좋아지고 계실 때나
돈을 찾으시는 것은 여전하시다.

보호자 말에 의하면
치매 오기 전에
어르신 지갑은 항상 현금이 두둑했었단다.
신기한 것은 치매가 왔는데도
돈에 대한 것은
치매 전과 똑같다

주간보호센터 차가 밖에서 대기하고 있어도
느긋한 동작으로
방마다 장롱 속이나
서랍장을 샅샅이 뒤지신다.

보다 못한 내가
일 년 치 점심값
일 년 치 차비
모두 지급했다 하면
차 놓치면 택시 타야 하니
돈이 필요하시다며ㆍㆍ

한참 찾으시더니
비닐봉지 안에
500원 동전 두 개랑
100원 동전 세 개랑
발견하시고는
드디어 찾으셨다는
안도의 숨을 들이키시더니
차에 오르셨다.

비상금 찾는 일은
하루도 거르는 날이 없다.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찾는데, 쓰는 에너지도 꽤나 많이 소비될건데
바라보는 내가 늘 짠하다.

치매야 이 지구상에서 떠나라.
어서 가거라.
제발 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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