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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잡는 이상순
[치매] 헤어 스프레이와 말썽쟁이 시누이/ 치매 가족분들께. 본문
어르신은 치매가 있으셔도 머리 감기는 혼자 하셨는데,
요즘 갈비뼈 아래쪽이 아프시고 척추뼈 골절로 움직이시기를 힘들어하신다
오늘은 머리 숙이기 힘드실 듯해서
살짝만 숙이시게 하고 샴푸 칠하고 린스 하고 헹구고
수건으로 닦아드리고 나오시게 했는데
금세 뒤돌아서 들어가셔서는
클렌징 폼을 샴푸로 아시고 머리에 바르시고 계셨다
또다시 감겨 드리고 모시고 나와
잠시 후 밥을 드시는 어르신 머리가 이상해서 쳐다보니 무엇을 또?
어느새 벌어진 일인지..... 동작도 재 빠르시다.
번쩍번쩍 은색이 감돌고 있었다 마치 비듬이 솟구친 것처럼........
그 번쩍이던 것이 무엇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또다시 씻겨 드리고 나와 식사를 마저 하시고는
드라이를 하시는 소리가 난 후 갑자기
치이익~~~~~~~치이익 소리가.......
무슨 소린가 쳐다보았더니
흐미 에어파스를 헤어스프레이로 아시고 머리 전체 엄청 뿌리시는 중....
(파스 냄새가 진동하여 .....머리가 띵)
또 머리 감겨 드린후 어르신은 장롱으로 직진
아침에 세번이나 갈아입은 옷을 다시 갈아입으시고
다시 드라이 하시는 소리 나더니 이어지는 치이익~~~~~~~오 마이 갓!!!!!
이번엔 파리약 스프레이를............
치이익~~~~~~치이익~~~~어르신은 나의 인내력 테스트 중이신가.? ^^
아침 내내 머리 다섯 번 감겨드리고, 옷 네 번 갈아입으시고, 아침 식사하시다 시간 다 간 듯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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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시간 어르신께서 거실에 누우시길래
내가 뒤에 눕다가
끌어안으며
"어라!!!!! 이 분이 누구시더라?"
어르신 왈
"누구긴 말썽쟁이 시누지(시누이)"(어르신은 내가 올케로 보이셨음)
나는 혼자 씩 웃었다 ㅎ
(어르신이 아침에 머리 다섯 번 감겨드린 걸 기억하신 건가?)
어르신 부디 말끔한 정신으로 속히 돌아오세요.~~~~
혹시 치매 가족분들이 이 글을 보신다면 힘드시겠지만, 절대 짜증내지 마시고, 내가 아기일 때 밤낮으로 애써 키워주신, 부모님의 은혜를 이 참에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시고, 다시 태어난 나의 부모님으로 곁에서 지지 및 격려해 드리고 도와 드리심이 치매 진행을 늦추게 됩니다.
치매가족 여러분 많이 힘드시겠지만 치매 약도 실험에 성공했다 하니 희망의 끈 다 같이 붙잡고
조금만 더 견뎌봅시다. 두 주먹 불끈쥐고 파이팅.~~~~~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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