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5/11 (13)
치매잡는 이상순 인지교육원
동생이 15살 때 동네 친구들이랑 자전거를 타고 자갈이 깔린 신작로 길을 가다가 넘어져서 목을 다쳐 피가 나며 집에 온걸 병원에 갈 생각은 못 하고 집에서 응급처치를 했는데 굼불을 지펴 방을 달구던 아버지가 불을 한 부엌 지펴 놓고는 우리 동네 "가는골"이라는 산속 골짜기로 들어가 나무에 송진을 떼다가 아궁이 불에 녹여서 살짝 식혀 동생 목에 딱 붙이고 나니까 그 길로 목이 나았다고 한다. 요즘 같으면? 온 식구들이 야단법석 시끌벅적하며 "119 불러라" "운전해서 병원 가자"피나는 목을 끌어안고 병원을 갔을 건데 그 옛날에 병원이 멀기도, 귀하기도 했고, 차도 없었고, 만일 보호자가 환자를 데리고 병원을 갔다면? 지게 위에 환자를 태우고 걸어서 갔으리라 살림이 넉넉하지 않으니 집..
어린 시절, 1972년? 우리 집에는 TV가 없었다. 동네에서 TV 한 대를 가진 곳은 이장님 댁뿐이었다.저녁이 되면 마을 어귀마다 스며드는 어둠 속에서 아이들과 어른들이 하나둘씩 이장님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작은 흑백 화면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드라마 한 편에 울고 웃던 그때의 우리는, 비좁은 마루마저 축제의 한마당처럼 느껴졌다.사람은 많고 방이 비좁을 때는 TV선을 마당으로 끌어내어 마당에는 대형 멍석을 깔고 동네분들이 시청하기도 했다. 멍석에 앉아서 졸다가 잠이드는 이웃도 계셨다.전화를 갖고 있던 집도 이장님 댁뿐이었다. 전화벨이 울리기라도 하면, 이장님은 서둘러 자전거에 몸을 싣고 소식 전할 사람을 찾아 마을길을 달렸다. 바람을 가르며 달려오는 자전거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던 시..
어제 강릉 임곡 참살이 요양원에 인지건강 프로그램으로 조금 일찍 갔는데, 입소하신 어르신들께서 간식을 드시고 계셨다.얼핏 보니 "이게 뭐지?" 하며 생각이 안 났다.다시 한번 물끄러미 바라보았더니, 어르신들께서 단 꿀 빨듯 잘 드시고, 내 눈에 보이는 것은 껍질 벗긴 옥수수와 붉은팥이 보였다.평상시 내가 하던 것과는 다른 것 같아서 "뭐지?" 하며 고개가 갸우뚱!!!!! 휴게실로 들어오라는 손짓을 보며 들어갔더니, 어르신들 드시는 간식을 나도 주셨다.눈앞에서 가까이 보면서도 갸우뚱!!!한 숟갈 입에 넣으니 "아하 이거구나" 해답이 나왔다.시골에서는 옥수수 농사를 많이 지어, 옥수수를 방앗간에서 쌀을 만들어, 옥수수 밥을 주식으로 먹었는데, 어느 날부터 바로 이 음식이 밥..
세찬 눈보라가 몰아치던 1977년 어느 겨울.엄마와 나는 빨래를 가득 담은 대야를 머리에 이고,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버스 다니는 다리를 건너 평창군 상방림 평창강가의 빨래터를 향해 걸었다. 강가에는 보글보글 샘물이 솟아 따뜻했기에 겨울에도 빨래를 하러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동네 어른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자리를 지키고, 자리가 나기를 기다렸다가 얼른 끼어 앉아 빨래를 하던 그 풍경이 아직도 선하다.장갑이라고는 없던 시절. 맨손으로 물속에 빨래를 담그면 샘물은 따스했지만, 그 빨래를 꺼내 비비는 순간 손은 금세 얼어붙었다. 얼음에 손이 베이기도 했고, 물 묻은 손으로 다시 대야를 머리에 이고 돌아오는 길은 더 추웠다. 나는 양손으로 대야를 잡아야 했지만, 우리 엄마는 달랐다. 능숙하게 머리 위에 대..
오늘 홍천에서 함우식과 이영미의 큰딸 결혼식이 있었습니다.먼 곳, 가까운 곳에서 하나둘 모여든 친구들을 보니 마음이 벅차오르고, 오랜 시간 흩어져 지냈던 정이 다시 꽃피는 듯했습니다. 서로 안부를 묻는 모습들 참 푸근했지요.김은섭, 이상순, 윤병철, 이재희, 함우식, 이영미, 함대식, 김순남, 김창우, 김병구, 김강래, 백승일, 김정기, 이요한, ^..^*사진 찍고, 결혼식 보고,함께 축하 인사를 전하고, 식당에서 정성스레 준비된 만찬을 즐기며 웃음꽃을 피웠습니다.식사 후에는 밖으로 나와 커피 한 잔에 담소를 나누고, 이어 카페로 자리를 옮겨 과일이며 얼큰한 가락국수, 먹태, 맥주까지 마음껏 즐겼습니다.배꼽이 쏙 튀어 오르는 듯한 포만감과 함께, 그 순간의 따뜻함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헤..
강릉시립복지원의 겨울나기를 위한 김장 봉사에 저희 강릉 천사운동본부를 비롯해 강릉의 여러 봉사단체들이 함께했습니다.아침 9시에 도착하니 생활자분들과 직원분들이 김장준비 중^^부지런들 하셨어요.이른 시간 도착하니 봉사자분들 미도착 상태.시립복지원 전경^^♡김장 한 컷, 함께하는 사진전.저희 강릉천사운동본부가 김장봉사 할 자리^♡ 김장배추 중간중간사이에서 시원한 맛을 낼 무조각.시립복지원 마당에 김치양념으로 화장하고 단장할 배추들의 자태.김치양념을 맛있게 만들어 비닐로 덮어 둔 모습.아침에는 유난히 바람이 세게 불어 “수많은 좋은 날 두고 왜 하필 오늘이냐”라고 서로 장난을 치기도 했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모인 봉사자들 덕분인지 이내 햇살이 포근하게 비쳐주었습니다.시설에서 준비해 주신 따뜻한 ..
토끼를 잡을 땐 귀를 잡아야 하고닭을 잡을 땐 날개를 잡아야 하고 고양이를 잡을 땐목덜미를 잡으면 됩니다.고향사랑 기부제를 잡을 때는 어디를 잡아야 하나요?강릉을 잡으면 행복과 보람이 두 배입니다.⛳️강릉 10만 원 고향사랑기부 시 ➡️10만 원 전액세액공제➡️ 30% 답례품 무료제공 (돼지고기(1.7kg) 외 67개)➡️ 기부자예우: 아르떼뮤지엄 강릉(30%), 하슬라아트월드(25%) 할인, 오죽헌 무료입장 등 추가혜택 제공https://gnlove.kr/ 강릉고향사랑기부제강릉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기금사업을 안내합니다.gnlove.kr여기를 클릭하면 모든 정보가 있습니다.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을 기억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강릉을 응원해 주신 덕분에강릉시가 제1회 SBS 고향사랑기부대상에서 금상을 수상했습니다.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연말정산 시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아직 고향사랑기부에 참여하지 못하신 분들께서는올해는 강릉에 따뜻한 마음을 나눠 주시면 어떨까요?10만 원 기부 시 최대 17만 원 상당의 혜택도 함께 받으실 수 있습니다.강릉에 큰 힘이 되는 고향사랑기부에 함께해 주세요. 감사합니다.https://m.newspim.com/news/view/20251113000901 강릉시, 제1회 SBS 고향사랑기부대상' 금상 수상[강릉=뉴스핌] 이형섭 기자 = 강원 강릉시는 1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 2관에서 열린 '제1회 SBS 고향사랑기부대상' 시상식에서 금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강..
옥수수 뻥튀기와 쌀 뻥튀기에 조청을 넣어 주먹밥 모양으로 뭉쳐보았다.언제부턴가 어릴 적, 할머니께서 만들어 장독대나 광에 두시던 그 간식이 문득 그리워졌다.엄동설한의 늦은 밤, 꿉꿉한 날이면 남매들과 함께 몇 개씩 꺼내 먹던 그 맛이 아직도 생생하다.그 이야기를 친정엄마께 말씀드렸더니, 엄마도 며칠 전부터 그 맛이 생각나셨다고 하셨다.마침 집에 조청과 옥수수, 쌀 튀밥이 있어 한참 조청과 씨름을 하며 만들어봤는데, 보기에는 쉬워도 만드는 건 꽤 쉽지 않았다.한참 헤매면서 그럴싸한 모양이 만들어졌다.완성은 했지만, 쌀과 조청이 어우러진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지 못했다.지금은 냉동실에 보관 중인데, 꺼내는 대로 꼭 사진을 찍어 올려야겠다.감사합니다.ㆍㆍ치매 잡는 이상순 인지교육원 올림
2004년 내가 강릉천사운동본부 간사로 무급봉사를 하며 홀로 계시는 어르신들과 매일 뵙고 함께 움직였습니다. 자주 뵙다 보니 잠시라도 못 뵈면 궁금해서 전화 또는 방문을 하며 부모 자식처럼 지냈지요.오늘은 학산경로당 인지건강 수업이 있어 조금 일찍 출발하며, 가는 길에 최 어르신 댁에 들렀습니다.오랜만에 찾아뵈니 어르신께서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몰라. 집에 찾아가고 싶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고 넘어질까 봐 못 나섰어” 하시며 반가워하셨습니다.“어르신, 예전에 함께 지내시던 ○○ 어르신께서 요양병원에서 치료받다 천국으로 가셨어요.”그러자 어르신은 “아파서 고생하셨을 텐데, 이제 편히 쉬시겠네. 나도 요즘 어지럽고 아파서 곧 갈 것 같아. 나도 나이가 94살이야” 라고 하셨습니다.함께 지내시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