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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잡는 이상순
입소해 계신 어르신들께 오재미로 수업을 했다. 평상시 수업 집중이 안되시던 어르신들도 입이 바소구리가 되어 오재미 던지기와 받기를 즐겁게 하시는데, 평상시 수업을 잘하시던 전라도 무안이 고향이시고, 강릉에 딸이 있어 오시게 되었다는 박 어르신께서, 유난히 앉아 계시길 힘들어하시기에, 수업하는 내내 영 마음이 쓰였다. 수업 마치고 "어르신 어디가 가장 불편하셔요?" " 안 아픈데 없어라 다 아파 어깨도 안 좋아브러 ㆍㆍㆍ" "어르신!!!!! 제가 어깨를 만져드려도 될까요?" 어르신 커다란 눈망울로 껌벅하시며 고개를 끄덕끄덕ㆍㆍ 휠체어 앉아계신 어르신 잘못 마사지하면 아파하실까 봐 조물조물 주물러 드리니 너무 시원해하시는 탄성이 들리길래 조금 더 세게 주물러 드렸다. "오메 시원한거이 이기 무슨 일이여 어젯..
어제는 수육 해 먹자며 장을 봐 오라는 친구의 전화가 있었다. 우리 냉장고 안에서 나에게 특별 대우를 받는 고들빼기김치와 뚱딴지 김치를 쌌다. 일단 가까운 마트에서 돼지 앞다리 살 넉넉히 청양고추 양파 마늘 콜라 대파 생강을 구입하고, 네비 양을 불러 친구 집 주소를 입력하고, 나의 애마와 벗 삼아 애창곡을 빵빵하게 틀고는 부르릉~~~~~~ 룰루랄라~~^^ 춥다는 뉴스와는 달리 그다지 춥지는 않아 음악을 들으며 즐거운 드라이브로 친구 집 도착, 그런데, 수육 잘하시는 친구 어머님께서 계모임으로 부재중. 이런, 그럼 수육은 누가? 어르신의 부재로 수육 만드는 주방장 적임자는 나였다. 친구들은 가마솥단지 씻고, 물을 퍼다 담고, 불을 피우고, 나는 부엌에서 수육에 들어갈 양념 재료를 가늠하여 대형 바가지에 ..
어르신께서 미술시간에 만드신 떡호박 세 개를 가져오셨다. "이 떡호박 예쁘지? 오늘 저녁에는 이 호박 쪄 먹자!" "오잉" 스티로폼에 색지를 붙여 만든 호박을 찐다고? 어르신은 지금 밭에서 금방 딴 호박으로 생각하시는 듯하다. "우와!!! 어르신 호박을 어쩜 이렇게 잘 키우셨지요? 대단하세요. 엄지 척!! 어르신, 그런데요 금방 딴 떡호박은 맛이 없으니 며칠 숙성시킨 후 쪄 먹기로 해요. 오늘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소고기 육개장으로 저녁 진지 맛있게 드세요 " "응 그러지 뭐 알았어" 치매어르신께 살살 다독이며 말씀드리면, 그 순간이 잘 지나간다. 그런데 이 호박 정말 풀숲에서 갓 따온 호박 같다. 이튿날 주간보호센터에 가시려고 가방 챙기시며 "오늘 호박 가져오랬는데" 하시며 가방에 주섬주섬 챙겨 넣으..
지난주 요양원 수업을 가다가 사다리 봉사단체 김진문 회장님을 길에서 우연히 만났다. "다음 주 일요일에 산양삼 심는 봉사가 있는데 참여할 수 있겠어?" "네, 일요일은 시간이 됩니다. "8시 30분에 출발하고 오후 3시 30분에 마쳐" 수업 마친 후, 봉사 약속 잊을까 봐, 핸드폰 카렌다에 일정기록 및 저장을 했다. 오늘 새벽, 까마득히 잊고 듀오링고를 들여다보는데, 순간 번뜩이는 "산양삼 봉사" " 아 맞다 오늘은 산양삼 심는 봉사가 있지" 이제 연세가 드는지 깜박, 깜박이는 깜박선 배를 타려 한다. 아침에 해야 할 일을 후다닥 처리하고, 농부 차림으로 변신 시작, 몸빼가 있었으면 더 딱인데, 역시 나는 농부 스타일이야 아암 하며 웃어본다,. 장화를 신고 오라 했으니 장화 챙기고, 운전대를 잡고 시동 ..
어르신께서는 그림 색칠에 관심이 많으시다. 보통 치매어르신 분들은 집중이 잘 안 되시는데, 이 어르신은 주간보호 다녀오시면, 옆 어르신들 색칠한 그림까지 한 보따리 모아 오셔서, 거실 바닥이나 식탁 위에 쭉 깔아 놓으시고, "봐봐 이 그림 엄청 이쁘지?. 이게 더 이쁘나? 이것은 어때? 이것도 이쁘지? 색칠 다 한 게 이뻐? 색칠 덜 한 게 이뻐? 이 새는 무슨 새 일까?" 질문이 한꺼번에 무더기로 막 날아온다. 어르신과 저녁 내내 그림을 보며,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잘 시간이 훌쩍 지날 때가 많다. 얼마나 다행인가? 집중할 무엇인가 있다는 것이 잠시도 아니고, 한 시간 이상은 집중하시는 듯 ㆍㆍ 잠자리를 봐 드리고 한참 잔 것 같은데, 잠결에 숨 쉬기가 으윽ㆍㆍㆍ 찌른내가 심해도 너무 심했다. 코를 붙잡..
11월 4일 금요일에 행사가 잡혔을 때는 빠질 수 없는 일정으로 불참을 선언했었으나, 22일로 변경되면서 나도 참석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나들이로 밤 잠을 설쳤다. 자다 깨다 반복으로 숙면은 생각도 못하고, 틈새 취침하며 새벽을 맞이했다. 얼굴 변신을 위해 휘리릭 휘리릭 대충하고 운전대를 잡고 추울바알~~~~ 와우!!! 하나님께서 나 혼자 운전하라고 도로 전세를 내 주셨네. 신호등도 점멸등에 교차로에 차량도 없고 화끈한 질주, 그렇다고 과속은 안했다는, 강릉소방서에 도착하니 고요한 주차장이 나를 반겼다. 너무 일찍 도착했기에 차안에서 대충 그렸던 눈썹을 이리보고 저리보고 좌우대칭 완성을 하고, 허리한번 쭈악펴고 기지개도 쭈욱ㆍㆍ 으으으 션하다. 조금 후 차량들이 들어오고 발왕산 관광버스 1호차에 탑승완료..
이 늦은 시간에 주무시다 나오셔서 방문을 죄다 여시며, 점호를 하신다. 손주 방에 가셔서는 "여태 안 자고 뭐해 얼른 자 안자나? 빨리 자라" 화장실과 거실을 오가시는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이윽고 내가 자는 방문을 여시며 "난 네가 기척 없어서 간 줄 알았다. 아범은? 아범은 조금 전에 있더니 일 하러 갔어?" 나는 어르신 기분을 맞춰 드려야 하기에 선의의 거짓말을 한다. "네 금방 다녀온다 하고 나갔어요" 타 지역에 살고 있는 아들을 치매가 조금 전에 보여 주었나 보다. 밤에 주무시지도 않고 수시로 점호 및 점검을 다니신다. 주무셔야 할 밤 시간에 저렇게 본인의 정신이 아닌 남의 정신으로 살아 내시느라 얼마나 힘드실까? 정신이 금방 돌아오실 것 같은데, 치매 이 녀석이 참 끈질기게 붙잡고 버티고 있다..
친구랑 차에 올랐다. 토종닭 파는 집에 들러 제일 커다란 닭 세 마리를 겨우 끌다시피? 즉 닭 무게로 다리 이동이 쉽지 않았다. 강릉에서 차를 타고 한참을 들어가니 연곡 동네가 나왔고, 연곡에서도 또 들어가 우리나라 가옥에서 사라진 초가집 다음으로, 보기만 해도 기분 들뜨게 만들어주는 기와집, 그것도 200년이나 되었다는 기와집에 도착했다. 들어서며 감탄사와 함께 입이 떠억 벌어졌다. 시골에 있는 집인데, 집수리를 수시로 하시는 듯, 어쩜 그리 깔끔하던지. 마침 주인 사장님께서는 나무기둥에 색을 입히는 중이셨다. (그래 저렇게 집을 가꾸니 200년을 잘 견뎌내는 거군 ) 한옥집 사장님 최고십니다. ㆍ ㆍ 친구가 차 안에서 "너랑 똑같은 어머님이 계신다 너를 보면 정말 좋아하실 거야"라는 말을 했었는데, ..
아침 일찍 눈뜨자마자 고들빼기 캘 수 있는 장비를 갖추고 산에 올랐다 어젯밤에 서리를 한 대씩 얻어맞은 고들빼기는 추워 죽겠다고 "고들빼기 죽겠소 살려주오" 처절한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서리가 내리니 어떤 것이 잡초인지 어떤 것이 고들빼기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았다 50년을 고들빼기 캐 먹고살던 내가 헷갈리다니 이런 세상에 ㆍㆍ 나무 바로 아래와 바위 아래는 서리를 안 맞아 땅도 폭신하고 고들빼기도 쌩쌩하고 그 외에는 서리란 녀석이 호미도 흙을 거부하게끔 꽝꽝 얼려 놓고, 고들빼기도 옴짝 달짝 못하게 하얀 옷을 입혀 놓았다. 고들빼기가 서리 맞아 동작 그만 자세로 축 늘어진 채 덜덜덜 떨고 있었다. 급하게 나오느라 맨둥발(맨발-평창 사투리)로 장화를 신었더니 발이랑 장화랑 겉도는 것이 영 불편했고, 장화..
주간보호 가실 때 또는 시내 나가실 때는 항상 장롱 속을 뒤지신다. 왜 이렇게 장롱을 뒤지시냐고 물어보면 "밖에 나가면서 돈이 없음 불안해서 비상금을 가지고 나가야 해" 치매가 심하실 때나 지금 좋아지고 계실 때나 돈을 찾으시는 것은 여전하시다. 보호자 말에 의하면 치매 오기 전에 어르신 지갑은 항상 현금이 두둑했었단다. 신기한 것은 치매가 왔는데도 돈에 대한 것은 치매 전과 똑같다 주간보호센터 차가 밖에서 대기하고 있어도 느긋한 동작으로 방마다 장롱 속이나 서랍장을 샅샅이 뒤지신다. 보다 못한 내가 일 년 치 점심값 일 년 치 차비 모두 지급했다 하면 차 놓치면 택시 타야 하니 돈이 필요하시다며ㆍㆍ 한참 찾으시더니 비닐봉지 안에 500원 동전 두 개랑 100원 동전 세 개랑 발견하시고는 드디어 찾으셨다..